[사설]국회 열지도 않고 외유 나서는 의원들, 국민 볼 낯 있나

  • 등록 2022-06-20 오전 5:00:00

    수정 2022-06-20 오전 5:00:00

여야간 원구성 협상 지연으로 21대 후반기 국회가 3주 넘게 문을 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6~7월 중 의원 58명이 20여 건의 해외출장을 갔다 왔거나 갈 예정이라고 한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28명, 국민의힘 23명, 정의당 2명,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 각 1명, 무소속 3명이다. 의원 전체의 20%가량이나 된다.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세비가 아깝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개중에는 필요한 해외출장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은 불요불급한 외유성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연합(EU) 특사 자격으로 이달 상순 벨기에와 프랑스를 다녀온 것은 명분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 박병석·조응천·소병철 의원과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지난주 캐나다 상하원의 초청을 받았다며 떠난 것은 엄중한 국내 시국에 비추어 시기상 부적절해 보인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유럽의 수사·기소 분리 제도를 살펴본다며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넘게 독일에 갔다 온 것 역시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회엔 지금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사에 대한 청문회도 몇 번 더 열어야 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위기 대응 방안도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 국회가 입법 활동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감세와 규제완화 등 각종 위기대응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돼 한반도 안보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의원들이 의사당 불을 밤새 밝히며 일해도 시원찮을 시기에 국회 문을 닫힌 채 놔두고 한가롭게 외유나 다닐 형편이 아니다.

의원들에게 당장 외유를 중단하고 국회부터 정상화하기를 촉구한다. 원구성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법제사법위원장 배정 문제는 기존 여야 합의대로 처리하는 것이 순리다. 민주당이 여야 교대 합의를 파기하고 21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계속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이런 자리다툼보다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체제 구축 등 내실 있는 의정활동이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는 길임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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