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Z' 다음은 '알파'…그들의 니즈를 읽어라

  • 등록 2023-08-30 오전 4:00:00

    수정 2023-08-30 오전 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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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졸업 선물로 무엇을 사줄까?” 지난해 연말 20대인 조카에게 대학선물로 받고 싶은 게 있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바로 ‘아이폰’이란 단어가 입에서 나왔다. 얼마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조카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 녀석의 입에서도 같은 답이 나왔다. 미국 애플사가 만든 아이폰에 대한 10~20대의 열광은 상상 이상이다.

한국갤럽이 올해 7월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18~29세 연령대의 아이폰 이용률은 65%에 달했다. 1년 전 52%에 비해 13%포인트(p)나 증가한 수치다. 10대 사이에서 아이폰을 안 쓰면 ‘왕따’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니, 조카들의 요청도 새삼스러울 건 없다.

시중은행→인뱅으로 이동하는 Z세대

휴대폰뿐만이 아니다. 최근 MZ(20~30세대)오프라인 영업점 중심으로 서비스를 해온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윤창현 의원실이 은행권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터넷은행 3사의 20대 대상 신용대출 신규취급액은 2020년 말 기준 5208억원에서 2022년 말 3조 5374억원으로 2년동안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로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 가운데 20대도 2만6000명에서 31만1000명으로 16배나 늘어났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시중은행의 대출 취급 방침도 작용했겠지만, 더 큰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대면보다 비대면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젊은층의 성향이다. 동시에 20대들에게 더 후한 인터넷은행들의 영업방침, 상대적으로 더 낮은 금리차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MZ세대뿐이 아니다. 인터넷은행들의 알파세대(10대) 공략도 선전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10대 고객을 겨냥한 선불카드들은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선불카드인 ‘미니’의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174만장, 토스 선불카드인 ‘유스(USS)카드’는 6월 말 기준 116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두 카드 모두 출시 이후 가파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10대들에게 금융사와의 첫 만남은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일시적 현상이란 안일한 생각 접어야

하지만 금융권에선 여전히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이거나 별일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마케팅 몇번이면 인터넷은행이 공략한 10대 고객을 시중은행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거나, 리스크가 큰 금융사 상품을 아무 생각없이 가입하는 철부지들이라고 10대를 폄하하는 시각도 의외로 많다. 오히려 금융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두는게 더 문제라며 남탓만 하는 금융사도 있다.

이는 아이폰에 열광하는 10대, 20대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의 기능이 별것 없는데도 남이 쓰니 나도 쓴다, 친구 따라 강남가려는 철없는 10대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처음 접하는 상품, 경험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금융상품은 한번 거래를 트면 몇십년간 그 금융사만 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MZ세대, 알파 세대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미래는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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