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석이조 쌀 가공산업 활성화, 머뭇거릴 이유 없다

  • 등록 2022-06-21 오전 5:00:00

    수정 2022-06-21 오전 5:00:00

정부가 밥보다 빵을 즐겨 먹는 젊은 세대들의 식생활 패턴에 맞춰 쌀가루 산업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2027년까지 분질미 연간 소비량을 20만t으로 늘려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는 내용이다. 이 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45.8%(2020년)에서 52.5%로 7%포인트 가까이 높아지고 쌀 소비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질미란 가루로 빻아 빵이나 면류로 소비하기 적합한 특성을 지닌 가공 전용 신품종 쌀이다. 쌀은 가루로 빻아 반죽하면 밀가루에 비해 점성이 크게 떨어져 빵이나 면류로 만들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농진청이 10여년의 연구 끝에 분질 돌연변이 유전자를 활용한 분질미 신품종을 개발했지만 인식과 정책 지원 부재로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매년 가파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1년 116.3㎏이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56.9㎏으로 30년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매년 수확철에 쌀값이 폭락해 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남는 쌀을 정부가 대신 사주느라 매년 수천억원의 국민 세금이 허비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근본 원인은 맞벌이와 나홀로 가구가 늘면서 밥보다 빵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밀가루 연간 소비량이 200만t에 달하지만 자급률은 0.8%에 불과하고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농업·농촌 정책을 맡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분질미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2017년 농촌진흥청장으로 있을 때 분질미 개발과 보급에 앞장선 주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의 농산물 수출 규제와 식량 무기화로 우리나라의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세계 34개국이 57건의 식량·비료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분질미 보급을 늘려 쌀 소비를 촉진하고 밀 수입을 줄인다면 농가소득도 늘어나고 식량안보도 다질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농식품부는 분질미 보급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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