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왜 김병현을 택했을까

  • 등록 2008-02-21 오전 9:33:11

    수정 2008-02-21 오전 9:42:11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김병현이 피츠버그와 보장 연봉 80만 달러, 최대 연봉 200만 달러에 1년 계약에 합의했다.

김병현이 확보한 80만달러는 지난해 받은 연봉 250만달러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 시장 상황이 투수들에게 매우 유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병현의 가치가 아주 낮게 평가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시점에서 그나마 메이저리그 계약을 확보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자평할 수 있겠다.

의아한 것은 피츠버그 구단의 움직임이다. 피츠버그가 왜 굳이 이 시점에 김병현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안겼는가 하는 점이 수수께끼다. 피츠버그는 이번 겨우내 불가사의할 정도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터다.

팀의 간판타자 제이슨 베이가 "구단이 전력 보강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을 정도다.

피츠버그가 어느 정도로 전력 보강에 소극적이었는지 살펴보자. 이 구단이 지난 시즌 종료 후부터 김병현 계약 전까지, 다른 팀 출신 FA 선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것은 놀랍게도 딱 한 번밖에 없었다.

한해 100명이 넘는 FA 선수가 팀을 옮겨 다니는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팀 출신 FA를 이토록 영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게다가 피츠버그가 영입했다는 단 한 명의 외부 FA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볼티모어와 클리블랜드에서 백업으로 뛰었던 내야수 크리스 고메스(37)로, 지난해 92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1홈런 21타점을 올렸을 뿐이다. 피츠버그가 고메스를 데려오면서 쓴 돈은 1년간 100만 달러밖에 안 된다.

피츠버그는 뒷짐이나 지고 있을 입장이 아니었다. 지난해 61승 94패로 내셔널리그 전체 꼴찌를 했다. 1992년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은커녕, 5할 승률도 한 번도 거둬보지 못했다.

15년 연속 5할 이하 승률에 머문 것이다. 피츠버그는 지난 시즌 후 단장과 감독을 모두 경질하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잠시 보였다. 그런데 정작 선수를 영입하는 데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피츠버그 선수와 팬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고,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들은 일제히 구단을 조롱하고 있다.

김병현은 그런 팀에 합류하게 됐다. 뒤늦게나마 피츠버그가 전력 보강에 나선 것이 다행이라 하겠으나, 투수 김병현-타자 크리스 고메스라면 피츠버그의 운명을 바꾸기에는 너무 역부족인 응원군이다.

지난해 피츠버그가 속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챔피언이었던 시카고 컵스가 일본에서 외야수 후쿠도메를 영입한 것과 심각히 대조되는 행보다.

김병현 입장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수는 없었을 게다. 어쨌든 2008년 피츠버그가 여지껏 김병현이 던졌던 그 어떤 팀보다 더 침체되고 전망 없는 팀인 것은 거의 틀림없다. 김병현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시즌 내내 닐 헌팅턴 단장과 함께 실패한 스토브리그의 상징으로 언론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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