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오 “박근혜는 `고집불통`, 대통령 포기한 사람”

  • 등록 2012-06-19 오전 6:00:00

    수정 2012-06-19 오전 9:19:42

▲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9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성곤·박원익 기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 경선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에 침묵하는 것은 ‘고집불통’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경선 룰을 변경하자는데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독재적 발상’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요구에 대한 박 전 위원의 침묵과 경선 룰 변경 불가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표현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태도를 거론하며 ‘고집불통’, ‘독재적 발상’이라고 규정하는 등 원색적 융단 폭격을 이어갔다.

“당명과 로고까지 바꾸며 새누리당으로 신장개업했는데 4년 전 경선 룰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일종의 아집이죠.”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룰 변경에 대해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태도를 꼬집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세상이 박 전 위원장을 계속 봐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환상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대통령을 포기한 사람 같아요. 맨날 황우여 대표를 시켜 헛소리나 하게 만들고 말이죠.”

그는 국민이 많이 참여해서 지지 후보를 뽑겠다는 방식이 최근 추세인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고집 이외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고집도 한두번이지 옹고집 불통입니다. 유리한 것은 옛것이라도 지키고, 불리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비민주적 발상이죠. 당도 추스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나라를 추스르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태도는 연말 대선을 ‘독재 vs 민주’의 구도로 만들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선거 때가 되면 공(功)은 없어집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잘한 점이 없어진다는 말이죠. 산업화가 있지만 쿠데타를 통해 헌정을 유린하고 장기 집권을 시도한 원죄가 있는 겁니다. 야당은 (절대) 잘한 점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을 언급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례도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못한 점만 부각되고 있어요.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되면 공격의 초점은 유신에 맞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넘어야 할 벽이 바로 ‘유신 산성’이 되는 것이죠. 3선 개헌, 장기 집권에 반대한 이들을 투옥하고 죽이고 했던 거 모두 드러납니다. 군사정권 이후 4명의 대통령이 있었는데 모두 한방에 날아가고 (연말 대선에서) ‘독재냐 민주냐’는 구도가 형성될 겁니다.”

이 의원은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의 근거가 지난 4·11 총선의 성적표와 관련 있다는 분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수도권에서 대패했습니다. 총선 투표율이 54% 정도인데 대선 투표율은 16% 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도권에서 투표를 더 한다면 이는 모두 젊은층일텐데 계산은 뻔한 것 아닌가요. (친박근혜계 인사들은) 치마폭에 싸여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고, 치맛고리를 붙잡고 따라다니면서 알아도 모른 척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이 의원은 야권 주자의 대권 경쟁과 관련해 누구든지 단일 후보만 되면 새누리당으로서 버거운 상대라고 내다봤다.

“야권의 역동성을 지켜보다가 새누리당을 돌아보면 짜증이 납니다. (유권자들은) 재미가 없는 거죠.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누가 되든 (유권자들은) 그쪽으로 간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지난 16일 황우여 대표와 회동에서 박 전 위원장에게 경선 룰과 관련한 ‘끝장 토론’을 제안한 사실도 공개했다.
▲ (사진=김정욱 기자)


“황 대표를 만났을 때 ‘중간에 서서 박 전 위원장을 포함해 5자 회담을 하자고 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이)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고 설득해달라는 의미였습니다. 설득당하면 박 전 위원장이 하자는 대로 하고, 반대로 우리가 설득하면 박 전 위원장이 따르면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의원은 ▲집권시 지하철 출퇴근 ▲청와대의 박물관 전환 ▲국회의원 정원 축소 등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49박50일 민생 투어’를 통해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유럽에 가보세요. 어떤 나라 수상은 자전거로 출퇴근합니다. 대통령이 되면 수시로 지하철 출퇴근을 이행하겠습니다. 이런 시대가 와야 일제·독재·부패가 한꺼번에 정리됩니다. 아울러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줄이면 4년간 2000억원을 절약됩니다. 이를 경제적 약자에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는 ‘대통령 임기 단축’과 관련한 공약을 설명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서 언급한 문화를 만들면 대통령 3년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대통령이 권력을 내려놓고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한다는 상징적 행동이랄까요. 박 전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결국 이명박 대통령에서 사람만 바뀌는 게 아닌가요.”

◇ 이재오는 누구   1945년 강원 동해 출생으로 경북 영양고와 중앙대 경제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중앙대 재학 시절인 1964년 한일 회담 비준 반대를 시작으로 1971년 민주수호 청년협의회 회장을 거치며 민주화 투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1979년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재야에서 활동하며 5차례에 걸쳐 10여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90년 김문수, 장기표 등과 함께 민중당에서 활동하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나라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 당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며 이명박 정권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패배한 후 이상득 전 의원과 권력 투쟁,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불화 등으로 미국·중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컴백해 7·28 재보궐선거에서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2010년 8월의 이명박 정부 집권 3기 개각을 통해 특임장관을 지냈으며, 최근 4·11 총선에서 지역구인 서울 은평 을에서 당선, 5선에 성공했다.   ▶ 관련기사 ◀ ☞이재오 “박근혜·비박3인방, 경선룰 1박2일 끝장토론하자” ☞[전문]이재오 인터뷰..“朴 제외 미니 오픈프라이머리 가능” ☞[인터뷰] 이재오 “박근혜, 유신 통치의 장본인” ☞이재오 “'왕의 남자'가 23평에 살면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나” ☞이재오 "황우여도 특정인의 대리인"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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