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해외에 의약품 공장을 짓는 까닭

녹십자·대웅 등 해외 공장 건설 '붐'
수출 의약품을 현지에서 생산·공급..주변국 진출도 추진
  • 등록 2015-06-10 오전 3:00:00

    수정 2015-06-10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 의약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하고 주변국 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총 1870억원을 들여 캐나다에 혈액의약품 공장을 건설 중이다. 녹십자는 내년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2019년부터는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는 캐나다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 가량을 캐나다 퀘벡 주 정부와 국민연금으로부터 투자받았을 정도로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녹십자는 지난 4월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안뉴타운 관리위원회와 세포치료제 공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완공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빈혈치료제 ‘에포디온’을 비롯해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와 성장호르몬 ‘케어트로핀’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3년 중국 제약사 바이펑을 인수하고 최근 공장을 완공한 바 있다.

JW홀딩스는 지난 3월사우디아라비아 제약기업 SPC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턴키방식 수액제 공장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JW홀딩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다이르 지역에 수액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이 공장에서 수액제 생산이 시작되면 향후 10년 동안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중국 양주 고우시와 공동으로 설립한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의 의약품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종근당도 최근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항암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제약사들이 지금까지 해외 공장 건설에 인색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제약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제약사가 해외에 직접 설립한 공장은 4개에 불과하다.

지난 1998년 녹십자가 중국에서 혈액제제 공장을 가동했고 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011년 현지 공장을 완공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고, 휴온스는 지난해 중국에 점안제 공장을 구축했다.

해외에 수출하는 의약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하겠다는 제약사들의 노림수다. 기존에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에 공급해왔지만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지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셈이다. 국가별로 특화된 제품을 현지환경에 맞는 최적화된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현지에서 직접 의약품을 생산할 경우 허가절차가 국내생산제품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고 주변국 진출도 용이해질 것이라는 노림수도 있다.

주요 제약사 해외법인 현황(자료: 한국제약협회)
제약사들의 해외 공장 건설은 의약품 수출 성과에 자신감도 반영됐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 기업 ASD헬스케어와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이후 혈액제제의 미국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신청을 앞두고 있다.

제약사들은 주로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면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최근 제약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업체들은 총 40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해외 공장 구축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한계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출 노하우가 축적됐고 신약개발 성과도 가시화하면서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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