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전국 노예 자랑?"...시류 놓친 '전참시'

  • 등록 2019-05-20 오전 7:49:40

    수정 2019-05-22 오전 10:08:49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사진=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전반적으로 참담하다. 시류를 놓쳤다는 평이 이어진다. ‘전참시’(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야기다. 회를 거듭할수록 폭증하는 부정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어긋난 포맷과 장치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꼽힌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전국 시청률 10%(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를 넘나들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던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청률이 점차 하락하더니, 최근 4주 동안은 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치로 나타나는 하락세보다 뼈아픈 게 있다. 부정적 여론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와 매니저들의 일상을 담는 관찰 예능이다. ‘절대적 수직 관계’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불편함을 언급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들 눈치를 살피면서 잔심부름하는 매니저들과 스튜디오 원탁에 둘러 앉아 이 모습을 지켜보며 평가하는 연예인들이 보여주는 연출이 시류와 어긋난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전국 노예 자랑’이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현업에 종사하는 매니저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대형 기획사에 근무하고 있는 매니저 A는 이데일리에 “‘전참시’가 매니저들의 가치를 낮추고 있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운전하고, 식사와 간식을 준비하고, 잔심부름을 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매니저는 스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획하는 동반자입니다. 프로페셔널한 모습보다는 심부름꾼 같은 이미지만 방송에 비춰지는 것 같아 아쉽죠.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요.”

한류 아이돌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 B는 “방송을 보고 부모님이 걱정하며 전화를 하셨다”고 말했다.

“방송을 보시고는 어머니께서 ‘너도 저렇게 일 하는 거면 당장 그만 두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이 방송에서 매니저들의 역할이 한정적으로 비춰지는 거 같아요. 지인들을 만나도 ‘너무 고생하는 거 아니냐’며 알 수 없는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이게 뭔가 싶죠.”

파일럿으로 편성됐을 당시에는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 받았다. 왜 이렇게 논란거리가 됐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송 초기 심리 분석가를 초빙, 출연한 스타와 매니저의 행동 분석을 통해 솔루션을 내놓던 장치가 사라졌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또한 홍보를 위한 섭외와 갑작스러운 출연으로 인해 사연 없이 일로 엮인 스타와 매니저들이 출연하면서 수직적인 관계가 적나라하게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시류와 상당히 어긋나가고 있다는 것이 총평이다.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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