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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머니] 잘나가는 그림도 6천만원 아래로 팔면 세금 '0원'

[돈이 보이는 창]
미술작품, 6000만원 이상 팔 때만 과세
차익 상관없이 양도가액에만 세금 붙어
1억 미만, 10년 보유시 필요경비율 90%
국내 생존작가 작품가격 얼마든 비과세
조각작품, 100년 미만된 골동품도 '제로'
  • 등록 2021-09-27 오전 3:30:01

    수정 2021-09-27 오후 12:12:43

28일과 29일 연달아 열리는 서울옥션,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한 장욱진(1917∼1990)의 ‘무제’(1979·종이에 마커·10.0×10.6㎝·위)와 정영주(51)의 ‘저녁길 2017’(2019·캔버스에 오일·80.3×116.8㎝). 각각 추정가 600만∼1500만원, 3000만∼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작가가 타계한 ‘무제’는 6000만원 미만에 팔리면, 생존작가 작품인 ‘저녁길’은 얼마에 팔리든 세금은 ‘0원’이다. 다만 경매에서 거래하는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는 세금과는 별개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훨훨 날거나 펄펄 끓거나. 식을 줄 모르는 미술시장의 ‘그림 퍼레이드’는 이 달에도 이어진다. 이젠 꼬박꼬박 월례모임처럼 진행하고 있는 국내 메이저경매가 28일 서울옥션에서, 29일 케이옥션에서 연달아 예고돼 있다. 이쯤 되면 끊임없이 내놓고 줄기차게 사가는, 화수분처럼 샘솟는 수많은 미술작품이 그동안 어디에서 숨죽이고 있었을까 궁금해질 지경이다. 어쨌든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을 움직이는 뭉칫돈 90% 이상을 좌지우지하는 양대 산맥이 이번 달에 내건 출품작은 332점 약 211억원어치. 서울옥션 ‘가을세일’이 164점 약 86억원, 케이옥션 ‘9월 경매’가 168점 125억원 규모로, 고미술품부터 근현대미술품까지 크고 작은 작품을 내걸고 응찰자 유혹에 들어섰다.

장이 잦은 건 아무래도 공급자보단 수요자 요구가 강하기 때문일 터. 달리 해석하면 그만큼 미술품을 사고파는 일이 ‘만만해졌다’고 봐도 될 거다. 오해는 말자. 얕잡아보는 게 아니라 편안해졌다는 얘기다. 감히 넘보지 못할 큰손들의 영역이라고 제쳐뒀던 미술품 사고파는 일을 ‘나도 할 수 있는 투자’로 여기게 됐다는 뜻이니까. 이른바 아트테크(예술품+재테크)의 ‘될성부른’ 싹을 본 건데. 물론 문턱을 한껏 낮춘 미술품 투자의 다양성도 한몫했지만 진짜 ‘재테크’답게 주목할 포인트는 따로 있다. 바로 ‘착한 세금’이다.

‘아트테크=세테크’…6000만원 이상 양도가액에만 ‘기타소득’

미술품을 사고팔 때 생기는 세금 관계에서 핵심은 이거다. ‘미술품을 1원부터 5999만 9999원 사이에 팔면 세금이 0원’이란 것. 이를 좀더 법적인 톤으로 다시 정리하면 ‘미술품 양도가액(매도가액)이 6000만원 미만이면 비과세’란 얘기다. 그렇다면 미술품을 살 때는? 마땅히 낼 세금이 없다. 미술품 거래에는 양도할 때만 세금이 붙기 때문이다.

세제만을 놓고 볼 때 사실 이는 다른 여느 투자에 비해 대단히 유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부동산을 팔 땐 양도소득세는 물론이고 살 땐 취득세, 보유할 땐 재산세와 또 경우에 따라선 종합부동산세까지 내야 한다. 주식에도 매도할 때 붙어나오는 배당소득세와 증권거래세에 더해 2023년부턴 투자소득이 5000만원을 넘길 때 내야 하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된다. 부동산 매매에 붙는 세금이야 집값을 잡는 칼로 쓸 정도니 더 말할 필요가 없고, 이제는 주식도 만만치 않게 됐다. 과세표준 3억원까지는 20%, 초과분부턴 25% 누진세율로 적용한다니 말이다.

미술품을 팔아서 생긴 소득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합해 22%다. 사고팔면서 생긴 차익이 아닌 팔 때 발생한 양도가액에만 세금을 매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터. 6000만원 미만일 땐 세금이 없다 쳐도, 당장 그 이상이면 고율이 부과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양도가액이 6000만원 이상이어도 부담이 크지 않은데, ‘필요경비율’(경비를 공제해주는 비율)이란 게 있어서다. 세금을 따질 때 공제해주는 이 항목을 80%로 높게 책정해뒀는데 양도가액이 1억원 이하거나 미술품을 보유한 기간이 10년을 넘어서면 필요경비율은 90%로 올라선다.

가령 한 컬렉터가 5년 전 4000만원에 산 그림을 7000만원에 팔았다고 치자. 투자소득이 된 양도차액이 3000만원 발생했지만 이는 세금과는 무관하다. 판 금액 7000만원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따진다. 1억원이 안 되는 작품이라 필요경비율 90%가 적용되는데, 그 90%인 6300만원은 공제하고 10%인 700만원이 과세표준, 부과될 세금의 근거가 되는 거다.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율 22%를 적용하면 138만 6000원이 나온다. 투자소득이 된 3000만원의 4.62% 수준이다.

9000만원에 산 그림을 1억 4000만원에 팔 때도 한번 따져보자. 양도차익이 5000만원 생겼지만 세금은 필요경비율 80%(1억원을 넘긴 작품)를 제외한 2800만원에 대해서만 발생해, 616만원을 매긴다. 만약 그 그림이 컬렉터가 10년 넘게 소장했던 거라면 세금은 308만원으로 떨어진다. ‘보유기간 10년 이상’을 적용해 필요경비율이 90%로 올라서는 거다.

많은 투자자가 적잖이 놓치고 있는 미술품 세제만의 중요한 몇 가지 팁이 더 있다. ‘국내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을 사고팔 땐 가격이 얼마든지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거다. 다만 여기에 해외작가는 예외라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세금을 물린다. ‘조각작품’도 세금에선 열외다. 제작연도가 100년을 넘지 않은 골동품에도 과세하지 않는다. 소득세법이 명시한 과세대상을 ‘회화, 데생, 파스텔, 콜라주, 오리지널 판화, 인쇄화, 100년 넘은 골동품’ 등으로 한정한 데 따른 거다.

28일과 29일 연달아 열리는 서울옥션, 케이옥션에 출품한 윤병락(53)의 ‘가을향기’(2017·왼쪽)와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 ‘나비’(Papillon·2020). 각각 추정가 500만∼1000만원, 2500만∼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국내 생존작가 작품인 ‘가을향기’는 얼마에 팔리든 세금은 ‘0원’이지만, 같은 생존작가라도 해외작가 작품인 ‘나비’는 6000만원 이상에 팔릴 경우 ‘기타소득’이 발생한다. 다만 경매에서 거래하는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는 세금과는 별개다(사진=서울옥션·케이옥션).


‘조각작품’을 사고팔 때도 세금 없다

사실 미술품 양도세 문제는 오랜 세월 미술계에 뜨거운 감자였다. 1990년 미술품 양도세를 법제화했지만 18년간 적용을 미루다가 2008년 개인의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2013년부터 실제 과세 본격화로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탈세온상’ 혐의를 입고 정책입안자와 화랑을 중심으로 한 미술계의 치열한 신경전을 줄기차게 벌여왔더랬다. 본인이 사고팔든, 부모로부터 물려받든, 친지에게서 선물을 받든, 거래에 차익이 발생하는 족족 고액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의견에, 세수도 얼마 안 되는 법안으로 미술시장만 죽이는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란 의견이 끊임없이 부딪쳤다. 그런 중에 ‘양도세를 강화한다더라’ 식의 루머뿐인 쇼크에도 와르르 무너질 만큼 미술시장의 골격은 약화될 만큼 약화됐던 터. 불과 두 해 전이다.

그러던 게 지난해 말 ‘미술품 양도세’ 부담을 줄이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현행 제도가 자리를 잡았고, 미술시장 반전에 톡톡히 기여한 셈인데. 거래횟수와 상관없이 미술품을 팔아 이익을 얻을 때 그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을 ‘기타소득’(20%)으로만 분류한 게 가장 컸다. 그 이전까진 ‘개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적·반복적 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을 따로 ‘사업소득’으로 분류해 최고 42%까지 세금을 물리곤 했다.

‘미술품 과세기준’의 행간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문화예술 지원, 미술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배려가 제법 녹아있는 거다. ‘생존작가’의 작품, 회화보다 아무래도 불리한 ‘조각’을 위한 조치 등이 특히 그렇다. 최소한 탁상행정에선 벗어난 듯 보이는 거다. 그렇다고 착한 세금만으로 재테크에 나설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세제 혜택도 수익을 내면서 팔아야만 누릴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아트테크 전문가라면 누구라도 입을 모으는 ‘투자덕목’은 여전히 이거다. 유행을 좇지 말 것, 작가·작품을 제대로 꿰뚫을 안목을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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