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잡설] 허경영과 TV토론

  • 등록 2021-12-12 오전 8:00:00

    수정 2021-12-12 오전 8:00:00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가 지난 8월 18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대첩문 앞에서 백마를 타고 대선 출정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우려는 현실이 될 것인가. 여야가 이른바 ‘허경영 변수’에 떨고 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가 최근 파죽지세의 기세로 지지율 5% 턱밑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웃고넘길 일이 아니다. 허경영 후보의 부상 여부에 따라 차기 대선구도가 뿌리째 뒤흔들린다.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다만 허 후보가 지지율 5%를 넘어서면 대선 TV토론 초청 대상이다. 다시 말해 허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대한민국의 미래 5년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낯선 풍경이 만들어진다.

허 후보는 한국 정치의 이단아다. 역대 선거 때마다 파격적인 복지공약으로 국민적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선만 해도 97년 대선, 2007년 대선에 이어 벌써 3번째 도전이다. 자칭 아이큐 430의 천재로 축지법과 공중부양이 가능하다.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앞에서 열린 대선출마 선언 때도 장군복을 입은 채 백마를 타고 등장했다. 대선공약도 만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 1인당 1억원 지급과 매월 국민배당금 150만원 지급이다. 허 후보를 바라보는 여의도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저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다. 공약 또한 황당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여야의 포퓰리즘과 비교하면 ‘오십보백보’라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온다.

허경영 변수는 이제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탓이다. 차기 대선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양강구도다. 재미있는 건 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은 모두 국회의원을 경험했다. 반면 두 후보는 여의도 경력이 전무한 0선 출신이다. 여의도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두 후보는 지지율 선두를 다투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이 후보는 정권재창출 지지층, 윤 후보는 정권교체 지지층의 마음을 온전하게 얻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기인’으로 평가받는 허 후보가 들어갈 틈이 생겼다.

대선 TV토론 참석 기준은 공직선거법 82조에 규정돼 있다. 쉽게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다. ①5석 이상의 원내 정당 ②직전 대선·총선·지방선거에서 득표율 3% 이상을 기록한 정당이다. 두 가지 조건을 종합하면 민주당(이재명)·국민의힘(윤석열)·정의당(심상정)·국민의당(안철수) 대선후보가 TV토론 초청 대상이다. 이밖에 열린민주당과 민생당(바른미래당 후신)이 대선후보를 낸다면 초청 대상이다. 아울러 ③대선후보 지지율이 5%를 넘을 경우도 초청 대상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2월 15일 대선 공식선거운동 개시 이전 한 달 동안 진행한 모든 여론조사의 지지율 평균이 5%를 넘길 때 가능하다.

다만 주요 여론조사기관 중 상당수는 허 후보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허 후보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가 맞붙은 ‘메이저리그’ TV토론이 아니라 군소후보들을 위한 ‘마이너리그’ TV토론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대선은 정말 뽑을 사람이 없다”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다. 정치혐오가 커질수록 예측불허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허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미 심상정·안철수 후보를 제친 것은 물론 5%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야는 주판알을 튕기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연 현실이 될까 해프닝에 그칠까. ‘허경영 미스터리’는 이제 두고 볼 일만 남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