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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웹툰 캐릭터들의 졸업앨범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이 떠들썩했다. 무려 4000명이나 나서 웹툰 속 캐릭터들의 졸업앨범, 생활기록부, 롤링페이퍼 제작을 후원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웹툰의 제목을 듣게 되면 바로 이해가 된다. 무려 10년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했던 ‘연애혁명’이기 때문이다.
‘연애혁명’은 201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네이버웹툰의 목요일을 책임졌던 초장수 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을 넘어 국내 웹툰 시장 전반에서도 이정도로 히트한 작품을 보기 힘들다. 장르는 학원물인데, 비슷한 다른 작품들이 액션 등을 중심으로 했다면 ‘연애혁명’은 말 그래도 10대들의 연애, 우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연애혁명’은 중반 이후 가벼운 이야기를 넘어 10대들의 갈등과 고민 등을 다루기 시작한다. 초반의 가벼운 분위기가 점차 진중하게 흘러가는데, 이를 풀어나가는 ‘232’ 작가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코믹스러운 부분은 최대한 코믹하게, 진중한 부분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 연출처럼 세세하게 진행한다. 독자 입장에선 강약 조절이 탁월해 몰입도가 높아진다.
‘연애혁명’은 주인공 ‘공주영’과 ‘왕자림’을 중심으로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삼정보고등학교에 다니는 주영은 동급생 자림에게 한눈에 반해 맹목적인 애정 표현을 한다. 결국 마음의 문을 연 자림과 주영의 연애가 시작되고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절친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짝사랑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들끼리는 서로 분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어떤 친구들은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등 10대들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고민과 현실을 흡입력 있게 그려냈다. 매회마다 어울리는 BGM까지 덧붙여 독자들의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건 덤이다.
‘연애혁명’은 이미 웹드라마로도 제작되는 등 네이버웹툰에서도 경쟁력있는 지식재산(IP)이다. 실제 현실 10대들을 극중으로 끌어온 듯한 리얼함이 가장 큰 무기다. 우리가 한번쯤 겪었던 일상의 이야기를 웹툰 속에서 120% 재탄생 시키는 작가의 능력이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