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물가에 고용없는 성장, 스태그플레이션 대비해야

  • 등록 2022-02-16 오전 5:00:00

    수정 2022-02-16 오전 5:00:00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실린 ‘성장과 고용간 관계 :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고용 창출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4만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2019년에는 매출이 1%포인트 늘면 고용이 0.27%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4~2016년(0.31%포인트)과 비교하면 0.04%포인트 낮아졌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나타난 변화임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들이 고용 확대를 꺼리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최근 열린 ‘2022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는 고용없는 성장이 인플레와 맞물리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장용성 교수(서울대)가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생산 고용 물가의 관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1%포인트 오르면 실업률 하락폭이 0.33%포인트로 미국(-1.4%포인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에서 고용 부진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3% 중반대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저금리 정책이 초래한 통화 증발과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5%로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도 2월 물가가 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불황인데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으로 금리 인상 등의 정책수단이 무력화 되면서 고실업과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돼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커지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은 인플레를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 노동개혁을 통해 고용의 경직성을 해소함으로써 기업의 고용기피 성향을 완화해 나가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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