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통화정책 정상화, 즉 기준금리 인상을 매우 완만한 속도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빨라야 올 하반기에 3회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3월 FOMC를 분기점으로 기류가 급변했다. 일시적 현상으로 봤던 소비자물가 상승이 올들어 1월 7.2%에 이어 2월 7.9%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다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은 3월 FOMC 직후 공개된 점도표(위원들의 향후 예상 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 잘 드러나 있다. 점도표에 따르면 올 연말 예상 금리는 1.9%, 내년 말은 2.8%로 연내 7회, 내년 3~4회 등 2년간 총 10~11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 빅스텝과 양적 긴축까지 동원하겠다고 하니 긴축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는 한국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다음달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 되는 만큼 우리도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총재 자리가 공석 중이긴 하지만 오는 14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긴축 리스크가 합쳐져 급격한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