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조로증세와 재벌2,3세

잃어버린 10년이 한국경제 노화증세 초래
미래먹거리는 오너가 직접 챙겨야 성공
  • 등록 2014-08-19 오전 6:00:00

    수정 2014-08-19 오전 6:00:00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한국경제가 ‘애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다.

6.25전쟁 이후 맨손으로 시작해 최단기간 중진국 대열에 진입,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경제가 최근 급격한 노화증세를 보이고 있다. 수년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이제는 일상적 패턴으로 정착하는 모양새다.

이에 비해 18세기 중반 영국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 역사가 200년이 돼가는 유럽과 미국등의 성장엔진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특히 미국경제는 요즘 셰일가스등을 발판삼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산업화를 시작한 지 60여년에 불과한 세계 산업화의 ‘막둥이’ 한국경제가 심각한 조로(早老)증세로 시달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로증세를 앓는 한국경제의 밑바닥에는 성장의 중심축인 기업들의 노화현상이 자리한다. 한국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어온 기업들이 미래먹거리 확보에 실패하면서 성장가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기업 중에서도 특히 재벌들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실제 자산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자산과 매출액은 동히 국내 총생산(GDP)의 84%에 이를 정도다.

우리 기업들의 노화현상은 무엇보다 현실안주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기업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단골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진정성이나 절박함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창업자 세대와는 달리 경영권을 승계한 재계 2세, 3세들은 도전적 기업가정신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기존 사업을 수성(守成)하는 데 골몰하는 재벌들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기업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의 주력사업인 휴대폰, 자동차 사업도 엄밀하게 평가하면 기존사업의 확장에 불과하다.

기업마다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있는 데는 ‘잃어버린 과거 10년’이 결정적이다.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결실을 맺기까지 10년이라는 기간도 충분치 않다. 우리 기업들은 과거 10여년 기존 주력사업에 전념하느라 미래 10년, 20년을 준비하는데 소홀했다. 조로 현상은 그 결과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마다 어려운 미래먹거리 확보 대신 손쉬운 사업중심의 확장전략으로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해 온 것도 부인못할 사실이다. 내로라하는 재벌마다 거의 예외없이 ‘밥장사’까지 겸업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은 지금 꺼지기 일보 직전이다. 특히 중국기업들의 맹추격과 일본기업들의 재도약 사이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에 주어진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다. 한국경제의 조로 증세를 치유하고 성장노선으로 재진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들의 미래성장동력 확보가 필수 전제조건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 재벌 오너들이 미래먹거리 확보 전선에 직접 나서야 한다. 전문 경영인들이 주도해온 미래신수종 사업 확보전략은 이미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년 안팎 단기실적에 진퇴가 결정되는 기업문화 속에서 최소 5년 ~10년이 걸리는 미래먹거리 발굴에 자리를 걸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미래먹거리 사업만은 기업 오너가 ‘신사업 추진단장’같은 중책을 직접 맡아 챙겨야 하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얼마 전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와 미국의 건물용 연료전지 업체 클린엣지파워를 인수·합병하면서 연료전지라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두산그룹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계 오너로서는 드물게 그룹의 신사업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용만 두산(000150)그룹회장이 직접 내놓은 작품이어서다. 두산처럼 기업의 미래먹거리는 기업오너가 열정을 갖고 직접 챙기는 문화가 정착돼야만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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