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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비우량 회사채의 부도 가능성을 지수화한 마킷 CDX 북미 하이일드 인덱스는 이날 14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최대폭으로 오른 것으로, 지수 자체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바클레이즈가 집계하는 하이일드 인덱스 역시 하루새 79.7bp 올라 633.3bp까지 치솟았다. 작년 말 393bp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60% 이상 상승한 것이다. 그만큼 비우량 기업이 파산하거나 채무불이행에 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기업들의 자금조달 금리도 껑충 뛰었다. 지난달 14일에만 해도 미국 투기등급 기업이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국채금리보다 2.84%포인트만 더 얹어주면 됐지만 지금은 5.73%포인트를 더 줘야 한다. 이 정도면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기업일지라도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이치방크는 “9일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대학살 수준이었다”며 “관건은 유동성 경색 상황이 에너지 시장에서 하이일드채권 시장으로 전염될 것인가인데 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은정 KB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 유가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에너지섹터를 시작으로 하이일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고 투자 자금이 유출되면서 하이일드채권과 레버리지론, 그리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대출채권담보부 증권(CLO) 모두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사 자산운용실장은 “하이일드 채권 금리가 치솟고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하는 한편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오르는 등 금융지표를 보면 유동성이 말라가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나 유가급락 상황이 더 지속되면 경기가 순환적으로 가지 않고 꺾이면서 금융에 영향을 주고 신용경색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