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비결]신성이엔지 클린룸 "반도체 이어 코로나 확장"

신성이엔지 클린환경사업부문 이영일 전무
항온·항습 기술 앞세워 반도체 클린룸 장비 진출
삼성·SK·LG 잇단 협력, 日제치고 글로벌 1위 '우뚝'
클린룸 기술, 반도체 이어 코로나19 양·음압기 적용
"이차전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 확장 중"
  • 등록 2022-01-17 오전 5:00:00

    수정 2022-01-17 오전 5:00:00

이영일 신성이엔지 전무 (제공=신성이엔지)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클린룸 기술을 이차전지, 바이오 등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14일 경기 성남 분당 신성이엔지(011930) 본사에서 만난 이영일 전무는 “세계 1위 반도체 ‘공기 제어’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청정공간을 일컫는 ‘클린룸’(Clean room) 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웨이퍼(원판) 위에 먼지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이는 곧바로 불량으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클린룸은 1㎥ 안에 먼지가 10개 정도 있는 ‘클래스10’ 이하로 청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최근엔 반도체 회로선폭이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미세화하면서 1㎥ 안에 먼지가 1개에 불과한 ‘클래스1’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그만큼 클린룸과 함께 여기에 들어가는 장비에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반도체 클린룸 장비, 일본 제치고 글로벌 1위 ‘우뚝’

특히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핵심 장비로 클린룸 천정에 설치한 뒤 산업용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FFU’(Fan Filter Unit)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이 전무는 “신성이엔지는 1977년 공기 온도·습도를 조절하는 항온·항습장치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국내 반도체 업체 요청으로 일본 업체로부터 들여온 클린룸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며 “일본 클린룸 장비를 보니 우리 회사가 보유한 항온·항습 기술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1980년대 초 클린룸 장비를 국산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 반도체 장비를 위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실패에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중단 없는 도전 끝에 결국 신성이엔지는 10년여 만인 1991년에 FFU를 국산화할 수 있었다. 이 전무는 “당시 클린룸 시스템이 ‘CTM’(Clean Tunnal Module) 방식에서 ‘오픈베이’(Open Bay) 방식으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쉽게 말해 클래스100 이상이면 가능했던 클린룸이 반도체 회로선폭 미세화와 함께 클래스10 수준이 요구되면서 클린룸 방식도 바뀐 것”이라며 “국산화한 FFU를 오픈베이 방식 클린룸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신성이엔지가 만든 FFU는 당시 일본 제품과 동등한 성능임에도 가격은 30% 정도 저렴했다. 이런 이유로 1990년대 삼성과 금성, 현대 등 국내 반도체 3사가 잇달아 이전까지 일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클린룸 장비를 신성이엔지로부터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성이엔지는 내친김에 반도체 장비에 직접 적용하는 클린룸 장비인 ‘EFU’(Equipment Fan Filter Unit)에도 도전, 2004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신성이엔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중국 비오이 등 국내외 유수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FFU와 EFU를 포함한 클린룸 시스템 분야에서 전 세계 1위 자리를 이어간다.

반도체 클린룸 기술, 이차전지·바이오 등 적용 확대

신성이엔지는 이렇게 쌓아온 반도체 클린룸 기술력을 이차전지, 바이오, 가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중이다. 이 전무는 “클린룸이 공기 중에 있는 먼지를 제어한다면, 이차전지 ‘드라이룸’은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를 제어한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에 쓰이는 양·음압기는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제어한다. 모두 ‘공기 제어’ 기술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성이엔지는 카이스트와 함께 만든 ‘MCM’(이동형 음압병동)을 원자력병원, 건양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제주도 백신접종센터 등에 공급했다. 신성이엔지 양·음압기를 적용한 MCM은 모듈 형태로 한달 만에 설치할 수 있으며, 이동 역시 가능하다. 이 전무는 “현재 MCM을 해외시장에도 수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도 선보였다. 건물 입구에 설치한 뒤 바람을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외부 미세먼지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퓨어게이트’는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를 비롯해 롯데건설이 시공한 백화점, 아웃렛 등에 적용됐다. 천장에 설치하는 공기청정기 ‘퓨어루미’ 역시 일반 사무실과 함께 병원, 콜센터, 키즈카페 등 다양한 곳에 공급 중이다.

이 전무는 “4차산업시대와 함께 국내외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이 한창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팬’(Fan)도 만든다”며 “반도체 클린룸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자리를 이어가기 위한 R&D(연구·개발)를 지속하는 가운데, 공기 제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 클린룸 장비 ‘팬필터유닛’(FFU) (제공=신성이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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