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지 않은 길 가는 韓銀…고물가와 경기침체 사이 고민 깊어져

[금통위 폴]②응답자 전원 7월 금통위 '빅스텝' 전망
금리 인상 내년초까지 안 가고 올해 모두 마무리할 듯
11명 중 8명 "앞으론 물가 뿐 아니라 경기도 고려해야"
  • 등록 2022-07-11 오전 5:00:11

    수정 2022-07-11 오전 5:00:11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시장은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999년 콜금리 목표제 도입 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을 확실시하고 있다. 한은이 이번에 빅스텝을 밟은 뒤에도 연말까지 금리 인상기조를 계속 이어가 연말께 기준금리를 2.75~3%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6%로 이미 한은 전망치(4.5%)를 넘어선 데다, 3분기 중 7%대 물가가 우려되는 등 물가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불어닥칠 수 있다는 ‘R(Recession)의 공포’도 커지고 있어 빅스텝 이후 경기와 물가 사이에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응답자 11명 전원이 7월 빅스텝 예상…“인플레이션 통제 급선무”

10일 이데일리가 7월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1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준금리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빅스텝 이후 연말까지 남은 8월, 10월, 11월 금통위에서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11명 중 6명은 남은 세 차례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말 금리를 3%로, 나머지 5명은 두 차례 인상해 연말 금리를 2.75%로 예상했다.

직전 금통위인 5월 전망 당시만 해도 채권시장 내에선 빅스텝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를 기록한 데다, 빠르면 3분기 중 고물가가 정점에 달해 7%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장 시급한 변수로 떠올랐다. 일반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마저 3.9%로 4%에 바짝 다가섰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 발생에 따라 득보다 실이 많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인플레가 도래할 경우 현재보다 더 폭력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압력밥솥의 김을 빼야 폭발하지 않듯 현재 빠른 금리인상이 오히려 향후 금리인상을 적게 할 수 있는 예비적 안정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 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연내 압축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월 설문조사 때만 해도 12명의 전문가 중 6명이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엔 11명 모두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끝낼 것으로 예측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2.25~2.50%로 높일 경우 한미 금리 역전이 이뤄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해도 기준금리는 2.25%로 역전은 불가피하나, 역전폭은 최소화할 수 있다.

빅스텝에 따라 커지는 경기 부담…“이후엔 성장 고려해야”

빅스텝 이후 금리 결정은 ‘경기’와 ‘물가’ 사이에서 한은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 상승 억제가 필요한지’, ‘경기를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와 수준의 조절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11명 중 8명이 후자를 택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하겠지만, 금통위원 일부는 경기를 우려해 0.25%포인트 인상의 ‘소수의견’을 낼 것이란 의견도 11명 중 6명이나 됐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를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 워치(Fed Watch) 등 국제금융시장에 반영된 미국 정책금리 인상 전망치가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물지표들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월 수출은 5.4% 증가하는 데 그쳐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 수대 증가세를 보였다. 분기별로도 수출은 작년 2분기 42.0%, 3분기 26.5%, 4분기 24.5%, 올해 1분기 18.3%, 2분기 13%로 4개 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됐다. 거리두기 해제로 서비스 소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화 중심의 소매판매는 전월비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6월 소비심리지수는 96.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 100을 하회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내년 상반기 한은의 목표치인 2%대로 빠르게 수렴하는 반면, 올 4분기부터 경기침체가 예상돼 내년에는 한은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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