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의 메이저리그 승격 불발 전과 후

  • 등록 2007-09-04 오후 12:01:26

    수정 2007-09-04 오후 12:16:12

▲ 서재응 [로이터/뉴시스]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서재응이 9월 40인 엔트리 확대 때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했다. 서재응의 소속팀이 약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기 때문에 팬들은 '거기서도 40명 안에 못 드나'는 식의 안타까움을 표시할 수도 있다. 물론 서재응이 빅리그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그의 메이저리그 성적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약하고 돈 없는 탬파베이에 있다는 것도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생각과 달리 전력이 약한 팀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빅리거가 될 기회가 더 많은 건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메이저리그의 제도, 분위기 때문이다.

탬파베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팀들은 9월1일(이하 현지시간)이 되어도 메이저리그 엔트리를 40명까지 늘리지 않는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40인 엔트리를 다 채우지 않는다.)

9월 2일 기준으로 보스턴의 경우 비교적 많아 33명까지 엔트리를 늘렸지만 휴스턴 같은 팀은 27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 8개 구단들이 엔트리 확대일에 허용된 수치를 거의 꽉 채우는 것과 대조된다.

이와 같은 차이가 있는 이유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마이너리거를 메이저리그로 올리면 구단이 여러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 우선 스플릿 계약을 한 선수일 경우 연봉을 훨씬 많이 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메이저리그 활동 연수를 올려줄 위험이 있다. 그러면 유망주들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고 FA 자격을 얻는 날이 더 빨리 다가온다. 위의 두 가지 문제는 대체로 '경제적인 부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구단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어차피 막대한 적자를 각오하고 구단을 운영하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의 연봉 부담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이제 탬파베이를 보자. 탬파베이는 9월 2일 현재 평상시(25명)와 거의 다를 바 없는 26명 엔트리를 지키고 있다. 9월 1일에 15일 부상자 명단에 있던 우완투수 제이 위타식을 복귀시켜 로스터를 한 명 늘린 것이 전부다. 부상자 명단에 있는 것도 메이저리그에 머무는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마이너리그에서 승격된 선수는 전혀 없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연봉 총액이 가장 적은 가난한 팀이다.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식의 추상적인 이유로 불필요한 지출을 하거나 젊은 자원의 보유 기간을 줄이는 일을 할 이유도, 여유도 없다.

혹자는 서재응이 9월에 빅리그에 올라가지 못한 것을 두고, '탬파베이 구단이 젊은 유망주도 아닌 서재응에게 굳이 기회를 줄 필요가 없었다'는 식으로 분석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 탬파베이는 서재응 뿐 아니라 그 어느 '젊은 유망주' 마이너리거에게도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서재응은 시즌 종료 때까지 빅리그에 부름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시즌 후에는 구단이 연봉조정신청을 포기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조건 없는 FA가 될 것이다.

매우 홀가분한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하는 미국 구단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국의 기아 구단이 다시 한번 큰 희망을 갖게 되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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