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 "포크가수가 노벨문학상 탄 이유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화진흥사업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서
음악평론가 임진모 '대중음악 문화사' 강연
시민문화 참여 이끄는 맞춤수업…성황 이뤄
  • 등록 2016-10-17 오전 12:40:00

    수정 2016-10-17 오전 12:40:00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주교동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강연회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에서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가왕’ 조용필의 대중음악사적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을 밥 딜런이란 미국 팝가수가 수상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가수가 노벨문학상을 타도 되는 겁니까?”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주교동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가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임진모(57)는 50대 초반의 중년 남성이 던진 이 같은 질문을 받고 흐뭇한 표정으로 답했다.

“사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앞서 말씀드린 아이돌그룹이나 조용필에 대한 이야기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밥 딜런은 사랑 타령 일색이던 대중음악에서 반전과 평화, 인권 등을 노래하며 하루살이 같은 노래가사를 일약 성경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우리시대 음유시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는 문화예술계 저명인사를 명예교사로 위촉해 ‘맞춤형·출장형’ 강연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각 지역의 문화거점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00회를 실시했으며 올해는 200회로 늘어났다. 명예교사로 뮤지컬배우 남경주와 최정원, 안무가 안은미, 시인 이해인 수녀, 감독 이명세, 영화배우 황석정 등을 위촉했다.

이날 ‘문화예술 명예교사’로 강의한 임 평론가는 평소에는 대중음악을 즐겨 듣지만 이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나 의미를 알기는 어려웠던 청소용역노동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강의를 펼쳤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30여년간 국내외 대중음악에 대한 평론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임 평론가는 이날 강의 시작과 함께 방탄소년단, 엑소, 마마무 등 요즘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의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자녀와 소통을 위해서는 대중음악을 알고 같이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층에게도 인기 있는 비틀스의 공연영상을 소개하며 “비틀스 멤버들은 영국의 가난한 동네였던 리버풀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가수가 된 싸이의 예를 들며 ‘B급 감수성’이 지닌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특히 ‘가왕’ 조용필과의 일화를 들려주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최고의 가수가 되려는 아들의 꿈을 믿어준 부모 덕에 조용필도 데뷔 후 7년간의 무명시절을 견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고 뜨거웠다. 가요라고 불리는 대중음악에 깃든 문화적 의미와 가수의 성공담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종일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청소용역노동자에게도 충분히 흥미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포크가수 밥 딜런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관련 질문이 나온 것은 강의의 끝부분이다.

강의를 마친 임 평론가는 “듣는 이들의 자세가 진지했고 또 적극적으로 호응해줬다”며 “평상시 문화예술을 가깝게 접할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강의를 하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주교동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강연회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에서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아이돌그룹의 대중음악사적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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