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식물가도 흔드는 곡물자급 불안, 근본 대책 있나

  • 등록 2022-04-12 오전 5:00:00

    수정 2022-04-12 오전 5:00:00

죽·자장면·김밥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 먹는 외식의 가격이 최근 1년 새 2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39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평균 6.6% 상승했다. 1998년 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죽은 10.8%, 자장면은 9.1%, 김밥은 8.7%나 올랐다.

외식 물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한 가운데 외식 수요가 늘어난 데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더 넓게 보면 국제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적 인플레이션 가속화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국내 물가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외식 점포의 재료비·연료비·운영비 등에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례로 외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밀가루의 원료인 밀의 국제 가격은 최근 1년 새 60% 넘게 폭등했다. 우리나라는 밀의 수입 의존도가 100%에 가까워 국제 가격 급등의 타격을 피할 도리가 없다.

이와 관련해 해마다 급락하고 있는 곡물 자급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지난 2020년 19.3%를 기록했다. 2000년의 30.9%에서 20년 만에 11.6%포인트나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20%를 밑돌게 된 것이다. 선진국 중 곡물 수출국인 미국의 곡물 자급률 120.1%는 언감생심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우리에게 큰 자극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곡물 자급률은 지난 20년 사이 우리보다 낮았던 26.6%에서 우리보다 높은 27.3%로 올랐다. 한일간 곡물 자급률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기후변화와 공급망 교란에 신냉전이 겹치면서 식량안보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나라마다 추세적이거나 돌발적인 식량위기 대응책 마련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우리도 비교우위 무역이론을 맹신한 나머지 농축어업을 경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식량 자급 기반을 안정적 수준까지 확충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곡물 수입 경로와 방식도 해외 곡물 메이저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종합상사를 통해 해외에서 농지개발과 계약재배를 하는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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