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폭 2%p까지 벌어질 판…이창용은 뭐라고 답할까

23일 금통위 금리 '동결' 전망 우세…연준 최종금리 상단은 5.5%
'동결'하지만 '인상' 소수의견 1~2명 예상
1300원 돌파한 환율…이창용 '매파' 메시지에 무게
매파로 겁만 줄지, 4월 인상 신호될지는 지켜봐야
  • 등록 2023-02-23 오전 5:00:00

    수정 2023-02-23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둔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물가는 잡았는가 싶으면 또 다시 들썩이고 환율은 안정되는가 싶으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을 둘러싼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우세하게 전망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금리를 동결하되 이창용 한은 총재가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금통위원 1~2명은 ‘인상’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은행)


◇ 또 다시 ‘연준 디펜던트’ 논쟁


채권시장 등 전문가들은 23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3%인 10명이 금리 동결을 점쳤다.

그러나 금리 동결 전망은 점차 약해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한 결과에선 66명만이 금리 동결을 점쳤다. 나머지 34명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작년 10월 빅스텝(0.5%포인트)을 만들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상향과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이 금통위를 앞두고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연준 디펜던트(Fed-dependent)’ 논쟁의 귀환이다.

미국 경기가 ‘노랜딩(no landing·경기 착륙하지 않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이 한 달 만에 4.75~5%에서 5.25~5.5%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환율은 두 달 만에 또 다시 1300원을 돌파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350원 수준을 상회하면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달 13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돼 금리 격차가 굉장히 커질 때 생길 수 있는 금융안정에 대한 걱정, 이런 것들을 같이 고려하면서 (금리를) 결정하겠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연준 금리 결정과 무관하게 한은이 통화정책을 운영할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한 것이지만 한 달 만에 이런 발언들이 무색해졌다.

연준의 최종금리가 상향 조정됐더라도 작년 가을처럼 연준이 75bp씩 금리를 무자비하게 올리는 상황이 아닌 데다 앞으로 25bp, 더 나아가 50bp로 금리 인상폭을 높인다고 해도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점에서 환율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은 낮다. 한미 금리 역전폭 2%포인트가 부담이긴 하지만 환율이 자본유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한은이 2021년 8월 첫 금리 인상을 시작해 주요국 대비 먼저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작년 3월에야 뒤늦게 금리를 올린 연준과는 통화정책을 차별화할 여지도 남아있다. 캐나다는 선진국 중 금리 인상을 가장 빨리 종료하며 연준 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마켓포인트


◇ 금리 동결하고 ‘매파’ 메시지 낼까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는 금통위원이 1~2명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대로 단기간 내 수렴해 나갈 것이란 확신이 아직 서지 않고 있다”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위원말대로 1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2%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 4.0%로 두 달 연속 상승했고 올 들어서도 햄버거, 소주·맥주 값이 인상됐다. 공공요금 인상은 올해 예정된 변수였는데 한은은 뒤늦게서야 공공요금이 가져올 상품·서비스 가격 상승 등 2차 효과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총재가 예고한대로 성장률(1.7%)은 하향 조정하지만 물가상승률(3.6%)은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지난 달 기준금리를 3.5%로 올렸지만 금리 인상 효과가 시장금리 등 금융시장을 거쳐 실물경제까지 파급되는 통로가 약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을 향해 예금·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면서 통화정책 긴축기에 때 아닌 ‘금리 인하 경쟁’이 불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은과 정부가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작년말 시장금리가 너무 많이 오른 면이 있어 그 부분을 조정하는 것으로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큰 부분에 대해선 조절할 수 있다”며 정책 상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이 총재의 생각일 뿐, 매파 성향이 다수인 금통위원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한 때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할 정도로 단기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금융안정’보다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만 매파 메시지가 겁을 주는 선에서 그칠지, 4월 추가 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기자회견은 매파적일 것”이라며 “동결 결정이 인상 기조의 종결이 아닌 인상 효과를 점검하고 금융안정과 성장을 함께 고려하기 위해 쉬어가는 시기라는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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