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러 스위프트 배제로 열린 신냉전, 국가 전략 다시 짜야

  • 등록 2022-02-28 오전 5:00:00

    수정 2022-02-28 오전 5:00:00

미국과 영국·독일·프랑스 등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지난 주말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물자의 대러시아 수출 통제 등에 이은 추가 제재조치다. 더 나아가 예상되는 파장을 고려하면 사실상 글로벌 신냉전체제 개막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러시아는 전 세계 금융기관 간 결제용 전산망인 스위프트를 이용할 수 없게 돼 금융 거래와 대외 교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문제는 제재 대상국인 러시아만 그런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러시아의 거래 상대국들도 결제 차단과 교역 위축에 따른 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수많은 국내 기업들에 불똥이 튀었다. 당장 급한 대로 우회 결제 경로를 찾아야 할 뿐 아니라 대러시아 거래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일부 반도체 소재 등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의 대체 수입처도 발굴해야 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기를 막판까지 망설였다고 한다. 자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역효과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코앞까지 진격하고 민간인 인명피해마저 속출하자 강력한 응징을 요구하는 국제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신냉전체제에 편입된 셈이 됐다.

1991년 소련 해체로 종식된 구냉전이 군사동맹간 대치였다면 이번 신냉전은 경제동맹간 대치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경제 세계화가 멈칫하고 블록화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통상외교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중국이 대러시아 교역의 우회로로 부각되면서 동아시아의 교역질서에는 물론이고 지정학적 균형에도 큰 변화가 밀려올 가능성이 높다. 신냉전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아직 불투명하나 단기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춰 미래 국가전략을 다시 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