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붙은 애그플레이션, 식량안보 대책 안심해도 되나

  • 등록 2022-03-18 오전 5:00:00

    수정 2022-03-18 오전 5:00:00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식량 무기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테르팍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5일(현지 시간)부터 6월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수출이 금지된 곡물은 밀 보리 호밀 옥수수 등이라고 한다. ‘유럽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침공으로 주요 교통로가 막히는 등 곡물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합치면 밀과 보리는 세계 수출량의 3분의 1, 옥수수는 5분의 1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애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곡물가격이 급등해 인플레를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잖아도 세계 경제는 이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심각한 인플레 위험에 빠져 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7.9%)가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으며 한국도 5개월째 3%대를 달리고 있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가격이 지난 1년간 72%나 올랐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향후 오름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한다.

밀은 우리의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값이 올라도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2.2㎏(2018년)으로 쌀 소비량(61.2㎏)의 절반을 넘는다.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밀은 쌀에 이어 한국인의 제2 주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급률은 1.2%에 불과하다. 밀 뿐만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식량자급률은 45.8%(2019년),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1%에 그친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식량은 10.4%포인트, 곡물이 8.6%포인트 하락하는 등 자급률이 매년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가 폭등에 곡물가격 폭등이 더해지면 극심한 인플레를 유발할 위험이 다분하다. 따라서 당장은 인플레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식량안보가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농산물은 수입해다 쓰면 된다는 식의 비교우위 이론에 기반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주요 곡종별로 자급화 계획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이 부분은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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