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확산되는 신흥국 경제위기,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 등록 2022-04-14 오전 5:00:00

    수정 2022-04-14 오전 5:00:0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세계경제에 인플레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들이 연쇄적으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스리랑카가 그제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며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 제공될 때까지 510억달러(약 62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외부채 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유로본드 상환 중단을 선언했던 레바논은 지난 7일 IMF와 3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파키스탄과 페루 칠레 등도 경제난과 생활고로 국민 불만이 쌓여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신흥국 경제위기의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이다. 코로나19에 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곡물 값이 폭등해 국내 물가가 치솟고 있다. 연간 20~30%에 달하는 살인적 인플레로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외환과 원자재·생활용품 등의 부족 사태가 빚어져 경제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8.5%나 올랐고 중국도 생산자물가가 8.3%나 뛰었다. 글로벌 인플레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신흥국 경제위기는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외환·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원 달러 환율이 그제 이틀 연속 달러당 1230원대를 넘어서며 원화값이 1년 전보다 10%가량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채금리도 3.186%를 기록하며 8년4개월 만에 3%대를 넘었다. 3년물 국채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선행지표다. 현재 3년물 국채금리와 기준금리 간의 금리차가 2%포인트에 근접해 과도하게 벌어진 상태다. 여기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를 넘은 점, 미국 연준(Fed)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가능성이 커진 점, 원화가치 방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은의 지속적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 경제에 외풍이 거세다. 46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가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하고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렇다고 한국도 안전지대라고 할 수는 없다. 글로벌 인플레의 기세가 조만간 수그러들 것 같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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