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대부분의 AI, 아직 멀티 태스킹 못해"

박은정 업스테이지 최고과학책임자 인터뷰
AI 업계 화두는 '멀티 모달'
"인간은 종합적 사고하지만, AI 모델 대부분 한 가지 문제밖에 못 풀어"
"결국 적은 데이터로 더 좋은 AI 모델 만드는 게 해결책"
"모든 사람 손에 PC 쥐어준 게 MS라면, AI는 업스테이지가 보급할 것"
  • 등록 2022-08-12 오전 12:58:58

    수정 2022-08-12 오전 12:58:58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인간은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 오감을 사용하고, 여러 측면을 고려하는 종합적인 사고를 해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인공지능(AI) 모델은 한 가지 문제밖에 풀지 못하죠.”

박은정 업스테이지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업스테이지 홍콩법인 대표이기도 한 박 CSO는 기술전문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한국의 젊은 혁신가들’ 중 한 명입니다. 업스테이지에 합류하기 전에는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팀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박은정 업스테이지 CSO (사진=업스테이지)


그는 최근 AI 업계의 화두 중 하나로 ‘멀티 모달, 멀티 태스크’를 꼽았습니다. 최근 수많은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한 가지 생각밖에 못하는 AI가 종합적 사고를 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관한 얘기입니다. 그는 “가령 텍스트 분류의 세부 문제는 토픽 분류, 감성 분석이 있는데, 각각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별도의 데이터셋을 구축해야 하고 각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AI 모델은 그중 한 가지 문제밖에 못 푼다”고 지적했습니다.

멀티 태스크 문제는 결국 “적은 데이터로 더 좋은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고 합니다. ‘적은 데이터’는 이른바 ‘분류된((labeled)’ 데이터를 뜻합니다. 예컨대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들이 분류되지 않은(unlabeled) 데이터라면, 이 사진들에 ‘음식’ ‘풍경’ ‘인물’ 같은 꼬리표를 달면 분류된 데이터가 되는 것이죠.

박 CSO는 “현 시대의 많은 강력한 AI 모델은 분류된 데이터를 요구한다”며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는 세상에 엄청나게 많지만, 꼬리표를 달아 데이터를 분류하는 작업은 상당한 노력(비용)이 드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만으로 AI 모델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거나(빅모델), 분류된 데이터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데 관심을 갖는 배경입니다.

박 CSO는 “아직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많은 데이터를 쌓고, 분류해야 한다”며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 다른 문제를 풀 수 있나’ ‘심지어 데이터를 한 건도 사용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나’ 등의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업스테이지가 지향하는 멀티 태스킹 AI의 수준은 인간의 지능을 모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박 CSO가 몸담고 있는 업스테이지는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AI 개발자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입니다. 창업 때부터 ‘AI 어벤저스’라는 반응이 나왔죠. 어벤저스가 개발하는 AI가 이름처럼 거창하기만 할까요.

“흔히 AI 회사라고 하면 거창한 것을 하는 회사를 떠올린다.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 등등. 업스테이지도 그런 상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업 초기에는 아주 많이 했다. 하지만 결국 지금 있는 AI 기술로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많다고 판단했다.” 업스테이지의 ‘차별점이 무엇이냐’ 묻자 돌아온 답입니다.

실제로 업스테이지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문자 인식(OCR), 추천, 검색입니다. 창업 초기 100군데가 넘는 고객을 만나며 내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니즈를 느끼는 AI 기술을 연구해 제공하는 것이 AI 기술의 혜택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우리는 소규모의 스타트업인 만큼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는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에 좀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거창하진 않을지언정 업스테이가 제시한 비전의 가치는 분명해 보입니다. 박 CSO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를 제일 처음 만든 곳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손에 쥐어준 곳”이라며 “업스테이지는 AI를 처음 만든 사람들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가장 먼저 보급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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