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돌이의 A매치 첫 골’ 이강인, “경기 중 포지션 변경 요청했고 경기력 좋아졌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슛돌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6위)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튀니지(29위)에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57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던 클린스만호는 2연승에 성공했다. 또 안방에서 5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밀렸던 튀니지에도 첫 승을 거뒀다.

클린스만호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이강인이었다. 경기 전부터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라며 중용 계획을 밝혔다. 이어 선발 출전하며 클린스만호 선봉에 섰다.

강한 압박에도 세밀함이 떨어졌던 전반전. 공격에서 종횡무진했던 건 이강인이었다. 특유의 공 간수 능력과 탈압박, 드리블로 튀니지 수비진을 흔들었다. 중앙에서 시작했으나 측면으로 이동해 화려함을 뽐냈다.

답답함을 깬 것도 이강인이었다.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상대 반칙을 유도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찌르는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A매치 데뷔골. 15경기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A매치 데뷔골까지는 15경기가 걸렸으나 두 번째 골은 2분 만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이강인이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냈다. 이어 왼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도 꼼짝할 수 없었다. 이강인은 후반 22분 코너킥으로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5만 9천여 명의 연호를 받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이강인은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은 응원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계속 대표팀에 올 수 있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 승리를 돕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어느 대회든 승리할 수 있게 돕고 싶다”라며 “내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라고 헌신을 약속했다.

경기 중 중앙에서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선 “매 경기 감독님께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자유를 준다”라며 “나와 (이) 재성이 형이 생각했을 때 자리를 서로 바꾸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고 경기력이 더 좋아진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준 감독님과 받아준 재성이 형에게도 감사하다”라며 “항상 우린 승리에 최대한 가까운 플레이를 하고 싶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첫 골 이후 2분 만에 두 번째 골을 넣었으나 이강인 머릿속에 해트트릭 욕심은 없었다. “내가 골잡이는 아니다”라고 말한 이강인은 “두 골을 넣은 뒤 한 골을 더 넣어서 해트트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고 누가 뛰든 팀이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해 결장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결장에 대해 “부담은 없었다”라며 “(손) 흥민이 형이 컨디션이 좋아져서 함께 뛸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강인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많은 관심 주시고 대한민국 축구를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요즘 K리그를 보면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거 같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즐겁고 좋은 축구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