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모든 기관이 지난해보다 저조한 수익률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 무리한 베팅보다는 시장 타이밍을 보며 안정적인 목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산배분안을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美 기준금리 5%대 전망…내년 하반기 회복 기대
19일 이데일리가 국내 연기금·공제회·중앙회 등 12곳의 기관투자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CIO 전원이 미국 최종 금리가 5%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5.0%(5명) △5.25%(3명) △5.5%(3명) △5.75%(1명) 등으로 내년 미국 예상 기준금리 최고 수준을 전망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3.75~4.00%에서 4.25~4.5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그동안 고물가를 잡기 위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이 보이자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1.50%포인트)에 근접한 1.2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내년 시장 전망과 관련해 한 기관투자가 CIO는 “내년 하반기엔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기조 전환을 계기로 경제 저점을 탈피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목표 수익률 4~6%대…안정적 투자로 반등 노력
대부분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해 해외 주식시장과 대체투자 시장의 활성화로 두자릿수에 가까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가파른 금리 인상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각종 대내외 변수가 겹치면서 타격이 불가피했다.
올해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낸 대부분 기관투자가는 내년 목표 수익률을 4~6%대로 설정했다. CIO들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는 대신, 단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장세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중장기적인 시장 대응능력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기관투자가 CIO는 “연준이 긴축을 일단락하고 지켜보는 상황을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지만, 실물 경기 침체 강도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안정성에 맞춰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운용 성과보다는 기관에서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리턴 프로파일(Risk-return profile)’을 고려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공제회 CIO도 “2023년은 고금리, 고물가 환경에 대응 가능한 자산군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시장 환경이 반전하는 경우 신속하게 적극적 투자 기조로 전환해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