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사실상 막 내렸다

1년 반 동안 금리 0.5%→3.5%로…3%p 인상
첫 빅스텝 2번에 사상 첫 7회 연속 금리 인상 기록
6명 금통위원, 3.5% vs 3.75%로 열어두자 갈려
"총재도 비둘기파 가능성 높아"…3.5% 종료 선호 전망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 2년 반 만에 첫 역성장
채권시장 "금리 인상 끝"…하반기 '인하' 기대도 여전
  • 등록 2023-01-16 오전 5:00:00

    수정 2023-01-16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지속되면서 연 0.5%였던 금리는 3.5%로 무려 3%포인트나 인상됐다.

1999년 콜금리 목표제 채택 이후 사상 처음 7회 연속 금리 인상과 한꺼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5%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부담이지만,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 등 경기침체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은 금리가 3.75%로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라며 금리 인상기에 ‘마침표’를 찍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채권 시장에선 금리 인상기 종료를 넘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넘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물가’ 직진에서 성장·물가 동시 고려 필요”

한은은 지난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5%로 높였다. 다만 금리 인상 결정에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반대표를 던졌다.

여전히 5%대로 높은 물가상승률이 한은이 7회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전년동월대비 5%를 기록한데 이어. 올 1~2월에도 5%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물가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목표치(2%)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작년 7월 6.3%에 달했던 물가가 5%로 낮아 진 뒤로 실물 경기 위축, 부동산 시장 경착륙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통위 내 이견이 생기는 이유다.

한은은 2021년 8월, 자산 버블과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작년부턴 높아진 물가상승 경계감에 금리 인상의 고삐를 빠르게 죄기 시작했다. 그 영향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며 2년 반 만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직은 경기침체가 아닌 ‘침체 경계선’에 있다”면서도 “작년 4분기엔 음(-)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언급했다. 4분기 성장률(전기비)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처음이다.

이에 이 총재는 “연말에는 3% 가깝게 물가가 하락 기조를 보일 전망이라 이전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을 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는 ‘물가 안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금리 인상에 직진했다면 올해는 물가, 성장 등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조정해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라는 문구가 삭제되고 ‘긴축 기조’ 유지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3.5%는 중립금리(2~3%)를 넘어서는 수준이라 3.5%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갉아먹고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긴축’ 수준이다. 또 ‘그간의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는 문구도 추가했다.

“금리 인상은 이제 끝”…국고채 금리, 기준금리 하회도 용인

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이면서 연말까지 ‘금리 동결기’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추가 인상 없이 연말까지 금리를 3.5%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금리 종료 선언을 꺼렸다. 금통위 내부에서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3명의 위원은 지금의 3.5%를 금리 정점으로 보는 반면 나머지 3명은 앞으로 1~2개월 사이에 3.75%가 될 가능성도 열어 놓자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선 3.75%를 바라보는 위원들도 무조건 금리를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만 열어두자는 것이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 총재의 생각도 비둘기(완화 선호) 위원들에 가까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가 본인의 의견을 밝히길 꺼렸지만 정부와의 정책 공조 역할을 강조해왔고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3.3%대로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현 상황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뒤 금리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처럼 초단기 금리보다 2~3년 물금리가 역전할 것”이라며 “시장이 과잉 반응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우량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어음(PF-ABCP) 등에 대한 경계감이 크다며 필요시 환매조건부매입채권(RP)을 추가 매입,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시장의 긴축 상황이 완화되길 바랐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도 여전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속 금리 인상의 시대’는 끝났으며 4분기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3.25%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부터 금리 인하기가 시작돼 내년 상반기까지 1.5%포인트 인하돼 내년 상반기 금리는 2%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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