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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밥을 짓고 고기는 재워, 각색 나물을 볶아놓고….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
조선 말기 서적인 ‘시의전서’에 나오는 비빔밥의 기록이다. 비빔밥의 옛 이름은 ‘골동반’(骨童飯). 고기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찬을 밥에 섞어 만든 음식이다. 한자로 ‘骨童飯’, 한글로 ‘부븸밥’이라고 적었다. 지금의 비빔밥과 아주 비슷한 형태였다. 우리의 독특한 제사 풍습에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고, 또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고, 그해 12월 30일인 섣달그믐에 모두 모아 골동반을 먹었다는 민간 풍속도 있다. 여기에 품앗이 풍습에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예부터 모내기나 추수할 때 이웃끼리 서로 일을 도와주었는데, 이때 시간과 노동력을 아끼기 위해 음식 재료를 들로 가지고 나가 한꺼번에 비벼서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비빔밥이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 이유다.
그 시작은 이렇다. 때는 임진왜란. 진주성대첩은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 중 하나로 불릴 만큼 큰 전투였다. 진주는 지리적·군사적으로 중요한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내륙이면서 남해가 깊게 파고들어 물길과 땅길 모두 활용할 수 있었고, 군량 보급지인 전라도와 닿아 있었다. 그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 방어선이 바로 진주였다.
진주비빔밥을 맛보려면 진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중앙시장을 찾으면 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천황식당, 제일식당 등 진주비빔밥 전문점들이 자리한다. 갖은 나물을 기본으로 하면서 여기에 신선한 육회를 더 한다. 여기에 진한 선짓국이 탕국으로 함께 나온다. 갓 잡은 소에서 얻은 신선한 피로 만든다. 진주성 전투에서 싸우던 우리 선조도 이 따끈한 선짓국을 맛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