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진주성전투 승리로 이끈 숨은 비법

최고의 전투식량이었던 '진주비빔밥'
싱싱한 육회에 각종 나물 넣고 '쓱쓱'
뜨끈한 선짓국 곁들이니 기운 절로
  • 등록 2019-07-26 오전 12:00:01

    수정 2019-07-26 오전 12:00:01

진주비빔밥(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밥을 짓고 고기는 재워, 각색 나물을 볶아놓고….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

조선 말기 서적인 ‘시의전서’에 나오는 비빔밥의 기록이다. 비빔밥의 옛 이름은 ‘골동반’(骨童飯). 고기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찬을 밥에 섞어 만든 음식이다. 한자로 ‘骨童飯’, 한글로 ‘부븸밥’이라고 적었다. 지금의 비빔밥과 아주 비슷한 형태였다. 우리의 독특한 제사 풍습에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고, 또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고, 그해 12월 30일인 섣달그믐에 모두 모아 골동반을 먹었다는 민간 풍속도 있다. 여기에 품앗이 풍습에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예부터 모내기나 추수할 때 이웃끼리 서로 일을 도와주었는데, 이때 시간과 노동력을 아끼기 위해 음식 재료를 들로 가지고 나가 한꺼번에 비벼서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비빔밥이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 이유다.

진주비빔밥은 그 유래가 다르다. 방식은 같다. 있는 반찬을 모두 넣어 쓱쓱 비벼 먹는 형태다. 대신 먹던 장소와 때가 달랐다. 진주비빔밥은 일반적인 비빔밥과 달리 전투식량이었다.

그 시작은 이렇다. 때는 임진왜란. 진주성대첩은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 중 하나로 불릴 만큼 큰 전투였다. 진주는 지리적·군사적으로 중요한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내륙이면서 남해가 깊게 파고들어 물길과 땅길 모두 활용할 수 있었고, 군량 보급지인 전라도와 닿아 있었다. 그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 방어선이 바로 진주였다.

전투 당시 아녀자들은 싸우는 남자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반찬과 밥을 넣어 한 그릇에 해결할 수 있는 비빔밥은 최상의 전투음식이었다. 각종 나물을 넣었고, 힘을 내는 데 필요한 단백질 보충을 위해 갓 잡은 소의 싱싱한 고기를 보충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에서 고기라도 한번 맛봐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어찌 되었거나 진주성 전투는 진주비빔밥을 육회비빔밥으로 고정한 주인공이었다.

진주비빔밥을 맛보려면 진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중앙시장을 찾으면 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천황식당, 제일식당 등 진주비빔밥 전문점들이 자리한다. 갖은 나물을 기본으로 하면서 여기에 신선한 육회를 더 한다. 여기에 진한 선짓국이 탕국으로 함께 나온다. 갓 잡은 소에서 얻은 신선한 피로 만든다. 진주성 전투에서 싸우던 우리 선조도 이 따끈한 선짓국을 맛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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