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회보장 전산시스템 먹통, 복지정보망 이래도 되나

  • 등록 2022-10-13 오전 5:01:00

    수정 2022-10-13 오전 5:01:00

지난달 6일 개통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대한 오류 신고가 한 달 동안 10만2000여 건이나 접수됐다. 사실상 먹통 수준이다. 게다가 전문인력 이탈로 오류 시정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사회보장 관련 정보망을 통합해 복지 행정의 효율과 복지 수혜자의 편의를 높이겠다던 취지가 무색하다. 정보기술(IT) 강국을 자부하는 나라에서 이런 대규모 전산 사고가 일어났다니 어이가 없다.

이로 인한 복지 행정 차질로 수많은 수급 대상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발달장애아를 장애인 시설에 보내려고 신청했지만 입소 조치는커녕 회답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록이 안 돼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급여 신청이 중단돼 질병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어린이집 원아 등록이 안 돼 아이를 맡기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기도 한다. 서울시는 장애인에 대한 조사를 예정했다가 나중으로 미뤘다고 한다.

이 시스템 구축에는 2019년부터 3년 동안 1200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구축 작업은 LG CNS와 중소기업들의 컨소시엄에 위탁됐다. 개통을 앞두고 시스템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작업팀 안에서 나왔지만 무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통 직후 오류 발생이 보고됐지만 이마저 묵살됐다고 한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예정된 개통 일정을 맞추는 데 급급해 시스템 안정화를 소홀히 한 혐의가 짙다. 구축 과정에서 시스템 개발 전문인력 343명 가운데 307명이 퇴사했다고 한다. 작업팀의 내부 운영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책임이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에 있는지 보건복지부에 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당장 급한 것은 시스템의 오류를 시정해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복지 수급 대상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류 신고 중 처리된 비율이 아직 40%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컨소시엄에만 맡겨놓지 말고 직접 대책을 강구해 조속히 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감사원 감사나 별도 조사팀 가동을 통해 시스템 구축 과정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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