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날까 두렵다”...대출창구 조이는 2금융권

기업대출 만기 재연장에 담보 요구 이어져
일부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주담대 취급 중단
  • 등록 2022-10-18 오전 5:40:12

    수정 2022-10-18 오전 5:40:12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대출 연장 안됩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2금융사들이 기업들에게 대출 만기 연장 불가 통보를 날리고 있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의 취급을 중단하거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자금 조달 위기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부실 위험이 높아진 대출부터 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와 저축은행들은 만기가 도래한 기업대출을 대상으로 연장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A캐피탈의 경우 대출 재연장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자 연체 등의 부실징후가 조금이라도 보일 경우 담보물건을 추가로 제시하도록 조건을 걸고 있다. 기존에는 한두번의 연체는 재연장 심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나, 최근엔 이 같은 사안도 부실징후로 간주해 살펴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취급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5월부터 개인사업자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애큐온저축은행 등의 중견업체들도 해당 상품의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다.

2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돈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대출은 가장 취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2금융권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 비중이 높고, 다중채무자 비중도 많은 탓이다. 연체자가 불어나기 시작하면 2금융권은 물론 1금융권 차주들의 연쇄적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여신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2.6%로 지난해 말(2.5%) 대비 0.1%포인트 악화했다. 기업대출(1.9%)과 가계대출(4.0%) 연체율이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3.4%에서 3.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캐피탈의 경우는 6월말 기준 연체율은 0.88%로 지난해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2금융업계는 3분기에 연체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2금융권은 현재 자금조달 리스크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경우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2~3%대였던 여신전문 금융회사 채권의 발행금리가 1년도 안돼 6%대를 육박하고 있다. 지난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카드사, 캐피탈 평균 대출금리는 연 12~16%대 구간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만약 13% 금리로 대출을 내준다고 했을 경우, 기본적으로 조달금리 6%를 제외하고 인건비, 모집비용, 충당금 등 비용(4~5%)을 제외하게 되면 남는 게 없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금으로 대출을 해주는데, 최근 수신금리를 5%대까지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남기려면 대출 금리를 대폭 올려야 하지만 법정최고금리 제한(20%)으로 인해 수지에 맞는 대출금리 책정도 어렵다. 결국 2금융권도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은 차주들을 위주로 선별적인 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심사기준은 금융회사마다 다 다르지만, 최근 2금융권에서는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등에 대한 심사기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대출이 필요하다면 대출금리를 높이거나, 담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고위험 대출을 하게 되면 충당금 많이 쌓아야 하고, 부실위험도 커져 부담”이라며 “자금조달 시장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2금융권도 살길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