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어느 때보다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격 긴축을 지속하면 경기 침체는 강하게 오는 와중에 물가는 안 잡히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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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긴축에도 물가 고공행진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4월 미시건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4.9%) 이후 최고치다. 사람들이 1년간 4% 후반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금리를 무려 4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역대급 긴축을 펼쳤음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하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현재 4.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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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보고서에서도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직전 월인 2월 당시 상승률(5.1%)보다 낮았다. 2021년 5월 이후 최소 폭 상승이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PCE 근원물가는 예상을 웃돌았다. 1년 전보다 4.6% 상승하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를 상회했다.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2.0%) 대비 한참 높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월가 한 금융사의 채권 애널리스트는 “4월 들어 유가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물가는 근원물가뿐만 아니라 헤드라인물가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이번 PCE 보고서를 두고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훨씬 더 끈적끈적하다”고 평가했다.
6월 이후 연준 고민 더 커질듯
또 주목할 만한 것은 개인 소득이 줄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3월 개인 소득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2월(0.3%)과 비슷했다.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임금 상승세는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지표들도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기 대비 1.2%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1%)를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1.1%)보다 오름 폭을 키웠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ECI는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고 했다.
다만 6월 이후부터는 고민의 연속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연준이 6월 FOMC 때 추가로 25bp 더 인상해 5.25~5.50%에 이를 확률을 26.8%로 보고 있다. 그 대신 5.00~5.25%로 동결할 것이라는 베팅은 62.2%로 상대적으로 높다. 금리를 올려도 물가가 잘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쩍 커지고 있는 만큼 두 차례 이상 추가 인상은 무리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칫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일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