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고용·임금체계 경사노위서 논의…일본 벤치마킹"[만났습니다]②

"중대재해법 유예 3가지 조건 맞췄더니
野, 산업안전보건청 설립하라...안 맞아
2016년 임금체계 개편후 양극화 심화
초고령 일본은 기업에 여러 선택지 부여
올해 워라벨·모성보호·청년고용 역점"
  • 등록 2024-01-22 오전 5:55:00

    수정 2024-01-22 오전 5:55:00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오는 27일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이정식(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영세 사업주들이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이미 처벌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법까지 적용하면 2중 처벌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사장을 처벌하겠다는 야당이 말하는 법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다음달 본격 가동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선 계속고용과 임금체계가 의제에 오른다고 밝혔다. 논의 과정에선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으로 워라밸(일·가정 양립), 모성 보호, 청년 고용을 꼽았다. 여기에 ‘법치’를 강조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이데일리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영세 사장님도 노동자...800만 근로자 고용불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중대재해가 줄었나.

△줄긴 줄었다. 다만 건설업종은 오히려 늘었다. 또 전체적으로 보면 적용이 되지 않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적용되는 곳에서 더 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감축해야한다는 인식은 확산됐지만 법의 효과가 정말 큰 것인지는 기대보다 낮은 것 같다. 그러나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개정안 처리는 어떻게 전망하나.

△법 개정에 대해선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첫째는 당면한 1월27일 이후가 되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2년간 유예됐던 게 전면 적용된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당면 과제다. (법) 제정 이후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근본적으로 문제점들이 있다. 이 법을 통째로 고민해보자는 고민이 있다. 저희가 2022년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만들어 중대재해를 어떻게 줄이고 법령을 어떻게 현행화할지 (고민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췄다. 이건 이대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논의하고, 총선 이후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중대재해법 체계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당장은 임박한 문제(오는 27일 확대 적용 시행)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3대 조건을 제시했다.

△여당이 ‘이대로 가면 심각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당도 마찬가지 고민이 있었고 그 발로로 조건을 내건 것이다. 무조건 반대할 수 없으니까. 3대 조건을 맞췄더니 ‘부족하다, 맹탕이다, 재탕이다’라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게 ‘산업안전보건청을 만들어라, 예산을 2조로 늘려라’이다. 뜬금없다. 예산을 2조로 늘려라? 여야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잖나.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은 어떻게 보나.

△중대재해법 만들 때 문재인 정부에서 청을 만들자고 했다. 법 개정안도 나왔다. 그런데 2년 반 동안 아무것도 안 하다가 3대 조건을 맞추니 이제 와서 청을 만들자고 하는 거다. 별로 관계도 없는 얘기다. 전망하건데 쉽지는 않다.

-법 시행 시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라 보나.

△84만 사업장에 약 800만명의 근로자 생계가 걸린 문제다. 50인 미만 사업장들은 사장님이 생산, 판매 영업, 안전 관리 다 해야 한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처벌받는 사람들의 70% 이상이 (영세) 사장님들이다. 사장님들은 지금 법으로도 처벌받고 있다. 야당에서 얘기한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는 대기업 사장을 처벌하겠다는 거였다. 오히려 (영세) 사장님이 처벌받으면 2중, 3중 처벌을 받아 범죄자가 늘어나고 800만명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처해진다. 이런 것들을 감안해 남은 기간 야당이 결단을 내려 빨리 현장 혼란을 없애야 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이데일리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16년 임금체계 개편 부작용 반면교사”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3대 개혁 중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은 연계점이 있을 것 같다.

△저희(고용노동부)가 갖고 있는 정책 수단이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은 지금 의무화돼 있지 않지만 기업들이 퇴직금 대신 연금으로 주게끔 하고 있다. 저희가 30인 미만 사업장을 지원해 중소기업들이 많이 가입했다. 퇴직연금으로 국민연금을 보완할 수 있다.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은 이런 식으로 연결돼 있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선 노동에 특화해 주로 노동 기준과 관련한 제도, 의식, 근로기준, 노동조합과 관련된 것을 다룬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퇴직연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들을 보조하는 식으로 논의를 촉진시킬 수 있겠다.

-프랑스에선 정년 연장을 추진하니 연장하지 말라고 시위한다.

△프랑스와 등 유럽은 연금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을 추진하면 우리가 ‘일하려고 태어났냐’고 반발한다. (유럽은) 연금 소득대체율도 괜찮다. ‘편하게 살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정년을 손봐야 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이) 연결된다.

-다음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가동되는데.

△사회적 대화가 복원이 됐으니 경사노위에서 시급하게 논의할 텐데, 일본 사례를 대표적으로 벤치마킹할 것이다. 우리 경험은 2016년 임금체계 개편에 발맞춰 (정년을) 일률적으로 60세로 늘렸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더니 양극화, 이중구조가 심화됐다. 일본은 어떠냐. 우리보다 20년 전 초고령 사회가 됐다. 2006년 이들이 법을 만들었는데, 재고용을 하든 정년을 없애든 정년을 늘리든 하라고 했다. 현재 99.9% (사업장이) 다 완료했다. 기업은 옵션(선택지)이 많아진 것이다. 이런 사례를 우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벤치마킹하면 우리도 좋은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이데일리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워라밸(일·가정 양립), 모성 보호, 청년 고용. 또 정부 부처 간 연계해 국민들이 편하게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 말씀드리고 싶은 게 많지만 개혁에 대해서 말씀을 주셨으니, 지난해 저희가 개혁의 ‘원년’이라고 했다. 1단계였다. 그런데 개혁을 하면 제도·의식·관행을 다 고쳐야 한다. 여러 여건상 시간 단축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장관 취임하자마자 노동시장 개편 방향을 내놨다. 일하는 분에겐 근로시간과 임금이 핵심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의식과 관행을 고치는 부분이다. 그 개혁의 출발점은 ‘법치’다. 제도를 고쳐놨는데 안 지키면 필요가 없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법치 확립을 기본으로 했던 것이다.

-오늘(18일) 오전 근로시간 면제제도 기획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양대노총은 ‘노조 옥죄기’라며 반발한다.

=법은 누구에게도 엄정하고 공정하게, 일관되게 적용할 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노동부가 하는 일 중 대표적인 게 근로자가 임금을 제대로 받게 하는 것, 노저 활동을 방해하거나 탄압 못하게 하는 것, 직장에서 근로자들 괴롭히지 못하게 하는 것, 이런 것들 모두 노동부가 감독하고 위법 시 사용자를 처벌한다. 그런데 사장님들은 ‘옥죄기’ 얘기 안한다. 유독 노동계만 (그렇게) 얘기한다. 지난해 말 전문가들 평가가 3대 개혁 중 노동개혁을 제일 잘했다며 B학점을 줬다. 그 중 뭐를 제일 잘했냐, ‘법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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