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의 '소신 야구'가 단연 화제다. 매경기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올림픽 야구서 김 감독의 상상을 뛰어넘는 작전은 보는 스릴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번트를 생각하고 있을 땐 강공이, 강공을 생각하면 번트가 나온다. 투수를 바꾸지 않을까 싶을땐 오히려 더 밀고 나가기도 한다. 좀처럼 감을 잡기 어렵다.
한편으론 걱정스런 목소리도 있다. 적지 않은 야구 전문가들은 김 감독의 작전이 나왔던 각각의 사안에 따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운이 따라주며 좋은 결과가 나오고는 있지만 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야구의 작전에 100% 옳은 길이란 없다. 단, 메달의 색깔을 좌우할 결선 토너먼트라는 대사를 앞두고 있는만큼 다양한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시각을 좀 더 넓혀보면 걱정은 조금 접어두어도 될런지 모른다. 김 감독의 '뚝심'은 보이는 것 보다는 훨씬 유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난해 임태훈을 마무리로 돌렸을 때도, 대표팀에 임태훈 대신 윤석민으로 교체했을 때도 결단이 늘 빨랐다. 또한 바꾼 결심은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서도 그렇다. 16일 일본전 9회 무사 1루서 이대호에게 번트를 대개 한 것은 상대를 흔들기 위해서(희생 번트에 흔들리는 팀은 그다지 많지 않다)였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전날 캐나다전서 7회 무사 1,2루 기회를 버스터로 밀어붙이다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재고(再考)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경문 호의 올림픽 항해는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은 일정의 멋진 마무리는 그 성공 안에서 생겼던 드러나지 않은 실수에 대한 냉철한 대비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김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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