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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베트남 부동산 투자 세미나장. 평일 저녁 시간이지만 12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는 등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행사를 주최한 부동산종합컨설팅회사 신우 PMC의 장영훈 팀장은 “세미나 이후 30여명 정도가 베트남 현장실사를 신청했고 개별적으로 떠나시겠다는 분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해외 부동산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내국인이 늘고 있다. 국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도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고 판단한 이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이머징마켓(신흥국 시장) 쪽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개발 가능성 크고 가격 저렴해 매력
실제 호치민시 고급 주택지에 들어설 ‘선 에비뉴’ 아파트의 분양가는 21만달러(약 2억 4000만원), 호치민시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빈홈 센트럴파크’(1만가구)의 경우 19만 8000달러(약 2억 2500만원) 정도로 우리나라 광역시나 지방 아파트값 수준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업체들도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인 ‘CBRE 베트남’은 이달부터 베트남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담창구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지 역시 최근 베트남 주재 로펌(법률회사)과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9월부터 베트남 부동산 취득을 원하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돼 투자 안정성도 높아졌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분양 계약자 보호제도를 강화해 아파트 등 건축물의 공정률에 따라 분양금을 나눠 지급하도록 하고, 만약 시행사의 도산 등으로 분양이 불가능해지면 은행이 대신 보상한다는 보증서를 반드시 발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외국 부동산 투자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도 많다. 부동산 소유자가 현지에 거주하지 않는 만큼 현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부동산을 관리해줄 신뢰할 만한 대리인 선정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키엣 보 CBRE 베트남 이사는 “현지 부동산 업체 중에는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분양대행만 하고 회사를 청산하는 곳도 있다”며 “나중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리 가능한 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욱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본부장은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면서도 “환율 변동성, 외국의 부동산 제도적 변화, 글로벌시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 리스크 역시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