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버넌스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선진 자본시장을 위한 해법은]…한국편⑤
소액주주·기관간 주주권 보호 연대 움직임↑
“정부, 금융당국에서 공정한 거버넌스 룰을 제정해야”
  • 등록 2022-08-23 오전 5:25:00

    수정 2022-08-23 오전 7:28:13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최근 소액주주 권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중 거버넌스(G)에 대한 증시 반응이 뜨겁다. 특히 적절한 주주제안을 통한 주주권 보호는 해당 주가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눈길을 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한화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의 물적분할 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올 하반기 주주행보가 가장 주목 받는 곳은 DB하이텍(000990)이다. DB하이텍은 지난달 12일 팹리스 분할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15.70%나 급락했다. 주주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인해 주가 평가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에 주주들은 3% 소수주주권을 통한 권리 방어에 돌입하고자 소액주주연대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DB하이텍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2% 하락한 4만4150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역시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한화 방산 부문의 통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소액주주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관계사와 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국내 상법은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소수주주에 한해 주주제안권을 보장한다. 100분의 10 미만의 찬성밖에 얻지 못해 부결된 내용과 동일한 의안을 부결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다시 제안하는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는 제외된다. 이에 3%라는 허들을 넘기 위한 소액주주와 기관간의 연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경제개혁연대는 APG로부터 위임을 받아 정관 변경에 대한 주주제안을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 2월8일 당시 주주제안이 제출된다는 소식이 들린 다음날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6.93% 상승했고 HDC현산 측이 주주제안을 일부 수용한 3월4일에는 주가가 4.36% 상승했다. 주주제안을 향한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당시 주주제안에 대해 “광주에서 사고가 두 번째로 터지고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APG측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주주제안을 하자고 했다”며 “우리는 주식이 없으니 APG가 위임을 해주면 우리가 드래프팅을 하겠다고 했고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제안 내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31일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쪽이 추천한 감사 선임안이 통과된 것도 대표적 사례다. 통과됐다는 소식이 들린 다음날 4월1일 주가는 5.27%나 상승했다. 당시 자산운용사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가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일감을 몰아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고 봤다. 김 교수는 “국내 작은 헤지펀드들이 올해 주총 때 열심히 했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에서 ESG 리포트를 내고 있는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의 대리인 문제가 원인”이라면서 “주식회사는 지배주주의 것이 아닌 모든 주주의 소유물인 만큼 정부나 금융당국에서 공정한 거버넌스를 위한 룰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합병이나 분할을 통한 기업구조 변화를 통해 지배주주의 이익, 후계자 승계를 도모했었다”면서 “오늘날에는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소액주주들이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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