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후 습관적 구토한다면 '내시경' 반드시 해봐야

피로, 소화불량 계속된다면 내시경 ,초음파 필요
  • 등록 2014-02-06 오전 6:09:48

    수정 2014-02-06 오전 6:09:4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부터 신년회를 거쳐 설날까지 매일 계속되는 술 약속을 치렀던 직장인 이모(43)씨. 이 때쯤이면 으레 과음으로 힘든 나날들을 보내왔지만 올해는 그 후유증이 꽤나 오래가고 있다. 설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피로와 소화 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보다 못한 부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아 내시경을 실시한 이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만성위염. 게다가 과음으로 인한 지방간 진단까지 받았다.

내시경 두렵다고 미루지 말아야

속이 쓰리고 더부룩한 소화 불량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단히 소화제 정도로 해결하고자 하는 맘이 앞서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내시경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내시경 관을 입으로 넣을 때 헛구역질과 통증이 동반되는 것에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치 치과를 찾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시경에 대한 이런 막연한 거부감은 자칫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소화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내시경을 받을 필요는
속이 쓰리고 더부룩한 소화불량 증상이 계속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없다. 걱정이 앞서 병원 오기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에 문제가 생긴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내시경 없이도 약물치료 만으로 완쾌가 가능하다. 그러나 내시경에 대한 걱정으로 뒤늦게 병원을 찾을 경우 위염이나 궤양이 심해진 상태일 수도 있다. 위암은 1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완치율)은 93.7%이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5.1%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대장 내시경을 통해 발견되는 용종의 경우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소화기암의 조기 진단은 물론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검사로 손꼽힌다.

암 뿐만 아니라 속쓰림이나 소화 불량, 배변 불량이 계속될 때도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내시경은 위와 십이지장과 대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염증이나 궤양, 용종 등을 진단하고, 5mm이상의 암 세포를 95% 이상 잡아 낼 수 있다. 또 대장 내시경의 경우 장착된 특수한 올가미로 용종을 제거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위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40대 이후에는 증상에 상관없이 1년에 한번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20~30대라도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 불량 증상이 1~2주 이상 계속되면 반드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과음 후 구토 계속된다면 반드시 병원 찾아야

과도한 음주는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때로는 음주 후에는 습관적으로 토하는 이들도 있고, 속이 불편해 일부러 구토를 한다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구토가 계속되면서 출혈이 생겨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정확하게는 이를 ‘말로리 와이즈 증후군’이라고 한다. 심한 구토를 하게 되어 그 충격으로 식도와 위 경계부위가 파열, 동맥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특히 음주시 고농도의 알코올이 식도와 위의 연결 부위 및 분문의 점막을 계속 자극하게 되면 그 부위의 점막이 약해지고 결국 그 하근층과 점막 하동맥까지 파열시켜 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말로리 와이즈로 인한 출혈의 약 80~90%는 자연적으로 지혈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24시간 이내에 필히 내시경 검사를 받아 열상의 정도를 정확히 진단해봐야 한다. 내시경 소견상 출혈이 심할 경우, 드물게 식도 천공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방간 여부, 초음파 통해 확인 가능

술이 간을 병들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B·C형 간염에서 간경화로 악화된 환자들의 경우 순수하게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간경화 환자들의 대부분이 하루 소주 1~3병 이상을 10년 넘게 마신 음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결국 술이 간질환을 일으키는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마신 술은 90% 이상이 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식초산으로 분해되어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번진다. 문제는 간에서 1시간에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보통 10~15g(소주 1~2잔)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너무 많은 술을 한꺼번에 먹는다는 것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는 단시간에 폭음을 하기 때문에 간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술은 또한 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간에서 지방의 합성을 촉진하고 간세포를 상하게 해서 지방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장준희 과장은 “지방간은 발생 즉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까지 발전되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술을 끊고 약물과 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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