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사장의 처신에 대해 주목하는 것은 현재 연달아 터져나오고 있는 한수원의 운영상 문제점들이 위로부터 썩어버린 분위기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원전이 국가적으로 최고 등급의 안전시설인데도 불구하고 도면자료가 누출되는 전대미문의 해킹사태가 벌어졌던 것은 보안장치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음을 말해준다. 건설 중인 신고리 3호기에서는 질소가스 누출로 3명이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경영진이 단단히 고삐를 죄고 나섰다면 이토록 근무 기강에 나사가 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전 운영의 보안과 안전에 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일들만 계속 불거지고 있다. 마땅한 대응책도 없이 “다시 점검하고 보완하겠다”는 식의 의례적인 답변이 더 답답할 뿐이다. 한수원만이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나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똑같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문제가 벌어지면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도 부족하다. 문제가 벌어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