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박았더니 '나풀대는' 희망 보여…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

1994년 작
색 입힌 캔버스 천 잘라 띠 만들고
꿰매어 붙이는 '박음질 회화' 연작
평면너머 공간 향하는 '실험' 시도
  • 등록 2019-10-19 오전 12:35:00

    수정 2019-10-19 오전 12:35:00

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사진=갤러리현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멀리서 볼 땐 마티에르 때문인가 싶다. 손가락 끝을 부르는 오톨도톨한 입체가 보이는 게. 그런데 한 걸음씩 다가서면 의외의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입체이고 싶은 평면의 꿈을 보게 되니까. “우리는 입체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평면에서 태어났다”고. “평면의 조직과 두께는 공간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했다”고.

작가 신성희(1948∼2009)가 길지 않은 생애 중 절반인 30여년 화업 내내 고민한 문제는 ‘회화가 뭔가’란다. 그저 캔버스와 물감에 순응했다면 피해 갈 수 있었던 일이다.

마대의 짜임새를 마대 위에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마대 회화’, 채색한 판지를 찢고 이은 ‘콜라주 회화’, 캔버스를 잘라 매듭을 지어 묶는 ‘누아주 회화’ 등이 그 고민 끝에 나왔다. ‘연속성의 마무리’(1994) 역시 거기서 왔다. 색 입힌 캔버스 천을 1∼3㎝ 넓이, 1∼10㎝ 길이로 잘라 띠를 만들고 꿰매 이어 붙이는 ‘박음질 회화’다.

작품의 핵심은 화면을 뚫고 솟은 듯한 나풀나풀한 ‘회화의 희망’. 아내의 역할이 절반이다. 재봉틀을 사용할 줄 모르는 남편을 위해 박음질을 대신했다고 하니.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서 여는 기획전 ‘신성희 10주기: 연속성의 마무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162×130㎝. 유족 소장. 갤러리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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