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캣츠']③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캣츠 TMI'

배우들이 직접 분장..평균 1시간 걸려
'심슨 가족'에 깜짝 등장..우표도 나와
  • 등록 2020-10-02 오전 6:00:21

    수정 2020-10-02 오전 6:00:2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고양이의 유연함과 관능미, 신비함을 온 몸으로 표현한 뮤지컬 ‘캣츠’는 명실상부(名實相符) 역대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다. ‘캣츠’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도 불린다. 1994년 초연 후 8번의 시즌을 거치며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뚫고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으로 다시 한국을 찾은 ‘캣츠’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사진=에스앤코)
△‘캣츠’ 배우들은 모두 직접 분장한다. 배우가 고양이로 변신하는 의식과 같은 과정으로, 배우들은 연습 때부터 별도의 분장 워크숍을 통해 각 캐릭터별 분장을 디자이너로부터 직접 전수받는다. 배우들이 분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약 1 시간에 달한다 .

△고양이로 분장한 순간부터 동료나 스태프들과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완벽한 고양이 모습으로 변신하기 위해 고양이 제스처나 행동만으로 의사소통 한다.

△T.S. 엘리엇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캣츠’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대부분 무대 위에서 기어다니거나 뒹굴거린다. 하지만 섹시한 반항아 ‘럼 텀 터거’만은 절대 기어다니지 않는다. 엘비스 프레슬리,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 등 당대를 풍미한 섹시 스타의 몸짓을 보여주는 ‘럼 텀 터거’는 암 고양이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캐릭터다.

△‘캣츠’는 1981년 초연후 40년간 30개국에서 다양한 언어로 공연됐지만, 제목은 단 한 번도 번역된 적 없다. ‘캣츠’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멕시코 투어공연을 할 때에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캣츠’ 제목을 멕시코어인 ‘Gatos’로 바꾸는 것이 어떤 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만장일치로 영어 제목 그대로 쓰라는 답변이 나왔다.

△‘캣츠’ 의 무대는 어느 뒷골목의 쓰레기장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관객들은 고양이 시선에 맞춰 실제 크기보다 3~10배 확대된 신발, 맥주병, 과자, 상자 등 여러 소품들을 보게 된다. 특히 쓰레기장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버려진 제품 중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상품 라벨도 여럿 있다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TV 프로그램 ‘Saturday Live’에 캣츠가 깜짝 등장한 적 있다. 2000년 미국 우체국이 행하는 기념 우표 시리즈인 ‘Celebrate the Century’에서는 베를린 장벽 붕괴, 퍼스널 컴퓨터의 등장 등과 함께 1980년대를 대표하는 15개의 디자인으로 선정돼 우표로 발행됐다.

△초연 당시 그리자벨라와 검비 고양이 제니애니닷을 맡을 예정이었던 주디 덴치는 공연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다리 부상을 당했다. 이에 ‘에비타’로 올리비에상을 수상했던 여배우 ‘일레인 페이지’로 캐스팅이 변경됐다. 그 결과 일레인 페이지는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로 거듭났다. 주디 덴치는 지난해 영화 ‘캣츠’에서 올드 듀터러노미 역으로 출연했다 .

△그리자벨라는 T.S.엘리엇의 원작에는 없지만, 뮤지컬에 추가한 캐릭터다. 그리자벨라는 아이들이 읽는 우화에 넣기에는 너무 슬픈 캐릭터라는 이유로 책에서 빠졌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T.S. 엘리엇의 미망인으로부터 그리자벨라의 시를 들은 뒤 ‘캣츠’의 세계관을 그려냈다. 웨버는 하루 만에 메모리의 곡 작업을 마쳤다고 하는데, 오리지널 연출인 트레버 넌(Trevor Nunn)은 노래를 들은 후 “지금이 몇 시 몇 분인지 정확히 기록해두라. 뮤지컬 역사에 길이 남는 순간이다”고 외쳤다고 한다.

△1982년 그래미상에서 ‘캣츠’의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의 음반이 최우수 음반을 수상했다. 이듬해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음반도 같은 상을 수상했다.

△‘메모리’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조니 마티니스, 리버라치 등 150여 명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180여 회 녹음됐다. 또 라디오와 TV 등을 통해 영국에서 4만6875번, 미국에서는 100만 번 이상 방송됐다. ‘메모리’를 100만 번 들으려면 CD를 5년간 쉬지 않고 반복 재생해야 한다.

△‘캣츠’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대규모 이동식 가변 극장인 ‘빅탑시어터’(대형 텐트)를 도입한 공연이다.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중소도시의 공연을 위해 사용되는 형태로, 냉난방 시설과 화장실, 로비, 판매시설까지 갖춘 1800석의 대형 극장이다. 지방 대관이 여의치 않아 대안으로 시작한 것. 하지만 객석과 무대를 오가는 ‘캣츠’ 연출 상 타원 형태의 빅탑시어터에서 다이내믹한 무대 연출이 가능했고, 공터와 관객만 있다면 언제든 세울 수 있다는 편의성에 지방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캣츠’는 2000년대 뮤지컬산업이 형성되기 전에 팬덤을 형성했던 작품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 ‘캣츠’ 팬 카페가 등장했다. 카페명은 ‘캣츠에 미친 사람들’. 단일 작품으로 팬 카페가 생긴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이 카페는 약 1만 2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뮤지컬 분야 최다 회원 카페였다.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에서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의 모습(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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