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영 “난 이어령 키드…선생 말씀 되새겨 한국어 보급할 것”

[만났습니다]②이어령 선생 추억하며
명예학당장으로 재단과 오랜 인연
전공 버리고 `한국어 교육학 1호 교수` 타이틀
한국어 매력은 풍부한 감정과 정서
`민간 외교 산실` 인재 양성에 최선
  • 등록 2022-04-13 오전 6:15:00

    수정 2022-04-13 오전 10:59:0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책 ‘흙속에 저 바람 속에’를 읽고 자란 나는 이어령 키드다.”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이화여대 학창 시절 이어령 선생께 배운 끝세대라며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추억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해영 이사장은 “이어령 선생님 부고(2월26일)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면서 일찍 찾아뵙지 못한 데 대한 스스로의 원망과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어 교육 전문가다.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학사와 같은 대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고,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와 국제처장, 이중언어학회장 등을 역임한 관련 분야의 대가다.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사진=이영훈 기자).
이 이사장은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내가 배운 학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며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국어학의 새 응용분야를 개척해 보라’는 지도교수님의 격려 덕분에 외도가 밥줄이 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진부하고 편안한 거 말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호기심을 숨기지 말고 내려놓지 말라. 좋아하는 일에 매몰됐을 때 보람있는 일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의 매력으로 감수성을 꺼냈다. 이 이사장은 이어령 선생의 수업 때를 회고하며 “우리말에는 한국인의 감수성이 많이 녹아있다. 이를테면 식당에서 ‘음료수 두어병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내어놓는다. 감수성이 높은 언어”라며 “외국인들도 풍부한 감정과 정서가 담긴 한국어에 매력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어령 전 장관은 세종학당재단과도 인연이 깊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재단 출범에 앞서 이 전 장관을 세종학당의 명예학당장에 위촉했다. 우리말과 글을 연구·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재단으로 오면서 자문을 얻고자 이어령 선생님과 만날 날짜를 조정 중이었는데 비보를 접해 아쉬움이 크다”면서 “어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국어 보급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어령 선생의 언어학적인 분석과 기호학자로서 탁월한 언어의 특수성과 문화적 사고방식 등을 되짚어보면서 재단 운영과 교육 방식에 대해 풀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생전에 “말은 생각의 알(卵)이자, 존재의 집이다. 한국어가 한국문화 전파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해영 이사장은 “당대 지성이었던 이어령 선생이 평상시 말씀하셨던 문화보급의 재단 역할과 비전, 한국어의 매력을 상기하면서 해외에서 친한파를 키우는 외교 산실로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세계 속의 작은 한국을 세워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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