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시장 덮친 물가쇼크, 한은도 빅스텝 검토해야

  • 등록 2022-06-16 오전 5:00:00

    수정 2022-06-16 오전 5:00:00

미국발 물가충격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그제 장중 1290원을 넘어선 데 이어 조만간 달러당 1300원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 2500선이 무너졌으며 코스닥도 사흘간 6.2%나 폭락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6%까지 치솟은 것이 화근이 됐다. 고점을 지나 점차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던 예상이 뒤집히며 미국 연준(Fed)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한다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이 연 1.75%로 높아져 한·미간 금리격차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화 초강세를 유발해 약소 통화국인 한국의 자본유출을 가속화할 위험이 크다. 이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에만 10조원 가까운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제 열린 간부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복합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복합위기란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 미국의 긴축정책 등이 복합돼 나타난 위기를 말한다. 다른 용어로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으로 불리기도 하며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극복이 쉽지 않다. 추 부총리도 “이 같은 상황이 1~2개월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발 물가충격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를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도 인플레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달에는 환율 폭등과 그로 인한 유가 및 원자재 값 폭등을 감안하면 6%대로 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제 공개된 한국은행의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 대다수가 선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경기보다 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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