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 전창진 감독은 1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시작 직전 올 시즌 목표하는 바를 조목조목 밝혔다. 그 중 하나가 가드진에 대한 바람이었다. 지난 2004~200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신기성이 부산 KTF로 이적하면서 동부는 줄곧 가드진이 약한 팀으로 분류되어 왔기 때문.
지난 시즌 초반 표명일(전 KCC)을 영입했지만,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전 감독이 '동부 가드진에 대한 재평가'를 시즌 목표로 삼을만 했다.
이런 전 감독의 얘기를 듣기라도 한 걸까. 동부의 포인트가드 표명일(3점슛 6개, 27점)과 슈팅가드 강대협(3점슛 5개,19점)이 46점을 합작하며 팀에 101-76 완승을 안겼다. 이날 승리로 동부는 9승2패가 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2연패가 된 SK는 6승5패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특히 표명일은 인사이드의 김주성에게 패스하는 듯한 속임수 동작으로 수비수를 떨어뜨린 후 직접 3점슛을 던지는 등 재치 만점의 공격력을 선보였고, 던지는 슛마다 쏙쏙 림을 갈랐다. 전반에 던진 6개의 3점슛 가운데 5개를 성공시켰을 만큼, 양과 질에서 손색이 없었다.
3쿼터들어 SK 수비가 표명일에게 집중되자 이번에는 강대협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시원한 3점포로 3쿼터 포문을 연 강대협은 3쿼서만 10점을 쓸어담는 활약으로 동부의 여유있는 리드를 지켜냈다.
승리의 주역이 된 표명일은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주문하셨다"면서 "특히 주성이가 2대2하면서 나에게 많은 찬스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또 "사실 가드진이 약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기분 좋을리 없다"며 "감독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 때문에 감독님께서 더욱 자신감을 심어주려 하시고 믿어주시는데 그런 점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경기에서는 서울 삼성이 38점을 몰아넣은 '교체 용병' 빅터 토마스의 활약에 힘입어 홈팀 대구 오리온스를 106-93으로 꺾고 공동 5위(5승5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