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여자와 남자, 지독히 다른 시선에 관해…서상익 '리아와 석민'

2019년 작
색 흘리고 붓질 바꾸고…'회화' 실험해온 작가
스토리 뿜는 인물 화면에…일상적이되 비범한
"그림, 이래야 한단 고정관념 버리고 자유롭게"
  • 등록 2020-06-13 오전 12:15:00

    수정 2020-06-13 오전 12:15:00

서상익 ‘리아와 석민’(사진=갤러리조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여자와 남자가 한 프레임에 들어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시선은 어긋나 있고, 배경은 삭제돼 있다. 오죽하면 여자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을 물건까지 치워버렸을까. 마치 블루프린트 앞에선 ‘재연배우’들 같다. 이쯤 되면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작가 서상익(43)의 ‘인물’은 특별하다. 굳이 이르지 않아도 저절로 스토리를 빼낸다고 할까. ‘리아와 석민’(2019) 역시 다르지 않다. 저들이 누구든 그저 저 장면이 몹시 궁금하게 만드는 거다. 오랫동안 매진한 초상화 작업 그 이상이 보인다.

한때 작가는 ‘진짜같이’만 그리려 한 적도 있단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답답해졌다고 했다. 그건 ‘사진이 할 일이지’ 싶었던 거다. ‘실험’을 시작한 건 그즈음인가 보다. 물감을 연구하고 붓질을 바꿨다. 색을 흘리고 구도를 깼다. 탄탄하던 기본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단 얘기다. “그림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화한 과정.

작가의 노력 덕에 자유로운 건 ‘우리 눈’이다. 사람을 보든 색을 보든 이야기를 보든, 무엇을 보든 방해하는 게 없다.

7월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갤러리조은서 우국원·윤상윤·변웅필·탕크와 여는 기획전 ‘불혹, 미혹하다’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45.5×112.1㎝. 작가 소장. 갤러리조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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