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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여자와 남자가 한 프레임에 들어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시선은 어긋나 있고, 배경은 삭제돼 있다. 오죽하면 여자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을 물건까지 치워버렸을까. 마치 블루프린트 앞에선 ‘재연배우’들 같다. 이쯤 되면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작가 서상익(43)의 ‘인물’은 특별하다. 굳이 이르지 않아도 저절로 스토리를 빼낸다고 할까. ‘리아와 석민’(2019) 역시 다르지 않다. 저들이 누구든 그저 저 장면이 몹시 궁금하게 만드는 거다. 오랫동안 매진한 초상화 작업 그 이상이 보인다.
7월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갤러리조은서 우국원·윤상윤·변웅필·탕크와 여는 기획전 ‘불혹, 미혹하다’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45.5×112.1㎝. 작가 소장. 갤러리조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