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관계자는 “블랙보드 도입으로 학생들의 표절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행처럼 굳어진 학부생 보고서 표절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도 중앙대와 비슷한 시기에 학생들의 리포트 베끼기를 가려내기 위한 ‘수업과제 표절방지시스템’ 을 도입했다. 대학들이 표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단면이다.
서울의 한 유명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이모 교수는 “학생들의 표절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과제로 제출한 보고서 표절은 물론 심지어 학부 졸업논문까지 표절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걱정하는 것은 표절 자체도 문제지만 표절해도 ‘안 걸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태도다. 이 교수는 “학생들의 학문윤리 의식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며 “교수가 모든 학생의 보고서와 논문 표절 여부를 일일이 가려내는 것도 한계가 있는 탓에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동국대는 기존 온라인 강의자료 시스템인 ‘이클래스(e-Class)’를 개편하면서 표절 방지 기능을 추가했다. 교수들이 이클래스를 활용하면 ▲동일 강의 학생들의 과제 파일 ▲전년도 전체강좌의 강의 과제 파일 ▲인터넷에 올라온 파일 등과 비교해 표절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유국현 동국대 학사지원본부장은 “표절결과를 하루 만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그동안 보고서에 대한 표절검사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교수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강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의 표절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표절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된 만큼 중간고사 대체로 제출하는 보고서 등을 유심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의 표절을 뿌리 뽑기 위한 자구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문윤리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아이비리그 등 해외대학은 표절이 적발되면 학위취소 등 엄하게 다룰 정도로 국내 대학과 인식차가 크다”며 “신입생 때부터 학문윤리에 대한 철저한 교육으로 표절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