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모에게 학대받는 아이들 어쩔건가

  • 등록 2016-01-22 오전 3:00:00

    수정 2016-01-22 오전 3:00:00

경기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어제 40대 가장이 부인과 자녀 2명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자신도 창문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애꿎게 당한 부인도 부인이지만 올해 각각 18살과 11살인 아들과 딸은 도대체 무슨 잘못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콧날이 찡해지는 것은 갑자기 찾아온 대한(大寒) 절기의 살얼음 추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아버지가 7살짜리 아들을 폭행 끝에 숨지게 한 사건에 연이어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할 말을 잃는다. 사건을 숨기려고 주검을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사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바로 직전에는 11살 여자아이가 집에서 감금된 채 학대를 받다가 맨발 차림으로 탈출한 경우도 있었다. 어린이들이 자기 집안에서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이 됐는지 스스로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어린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가정폭력 사유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대수로운 것도 아니다. 어제 범행을 저지른 40대 가장은 투신하기 직전 112로 전화를 걸어 신고하면서 범행의 직접적인 원인을 불면증으로 돌렸다고 한다. 당사자로서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게 심각했겠지만 그렇다고 식구들에게 흉기를 휘둘러야 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자식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어제는 7세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의 현장검증도 있었다. 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어린 아들에게 무려 2시간이나 주먹질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도 말리지를 않았다. 그래도 자기를 낳아준 부모이기에 설마 하다가 변을 당하고 만 것이다. 시신을 훼손해 근처 공중 화장실에 버렸다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차마 현실 속 얘기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걱정스런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집에서는 울음을 참아가며 학대받는 어린이가 없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몇 년째 학교에 결석 중인 아이도 적지 않다니 대체로 비슷한 경우일 것으로 짐작된다. 이제는 무책임한 부모들에게 아이들을 맡겨놓을 수는 없다. 정서불안과 경제적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정부의 마땅한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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