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공유 "날 쏘고 싶을 정도로 많은 고민 들게 한 작품" [인터뷰]

영화 '서복' 15일 극장, 온라인 동시개봉
시한부 전직 요원 기헌役…복제인간 서복과 브로맨스
"시나리오 한 번 거절했지만, 고뇌 느껴져 선택"
"루저 캐릭터 향한 애정…블랙코미디도 욕심있어"
  • 등록 2021-04-15 오전 9:36:36

    수정 2021-04-15 오전 9:36:36

(사진=매니지먼트 숲)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슈나 흥행을 의식해서 어두운 역할을 찾는 건 아니에요. 그보단 저를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서 따르죠.”

‘복제인간’ 소재를 다룬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으로 돌아온 배우 공유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전직 요원 민기헌 캐릭터를 만나 겪은 삶에 대한 고민, 작품의 주제 의식과 메시지에 대한 소회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15일 극장,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티빙을 통해 동시 개봉한 ‘서복’은 생의 마지막 임무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안전히 이동시키는 프로젝트를 맡게 된 기헌(공유 분)이 서복과의 동행에서 이들을 쫓는 여러 세력의 추적에 휘말리며 맞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그린 영화다. ‘불신지옥’,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공유와 박보검이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코로나19로 개봉 연기 끝에 극장과 티빙 온라인 동시개봉을 택한 이례적인 방식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유는 극 중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민기헌은 과거의 사건에서 비롯된 트라우마와 죄책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영화는 영생을 사는 낯선 존재, 복제인간 서복과 동행하게 된 기헌이 그를 바라보는 낯선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공유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에서 ‘서복’이 극장, 티빙 동시 개봉을 맞게 된 것에 대해 “우선 개봉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운을 떼며 “티빙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조금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개봉이 연기되는 등 여러 낯선 상황들 자체가 저뿐 아닌 모두가 겪는 일이라 생각해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안타까운 점은 있지만 앞으로도 이런 상황으로 자연스레 나아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극장을 고집하지 않아도 편안히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공유는 “전작 ‘건축학개론’과 다소 다른 ‘다크’한 이야기에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지만(웃음), 저 자체는 어두운 이야기에 끌림을 느끼는 사람”이라며 “처음엔 출연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시나리오에서 감독님의 고뇌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서로 너무 다른 존재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서복과 기헌의 관계, 끝내는 기헌이 서복에게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끌렸다”고 털어놨다.

기헌이란 인물을 통해 삶에 대한 인간의 고통과 피폐함을 관객이 함께 느끼길 바라며 연기에 임했다고도 강조했다. 공유는 “우리가 의도하고 원한 건 최대한 관객들이 기헌이 느끼는 고통에 이입하고 함께 피폐해지는 것이었다. 기헌의 눈으로 서복을 바라보며 겪고, 서복이 그런 기헌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관객 역시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연기 탄생 비화에 대해서는 “그래서 내가 초반에 생각했던 기헌은 사실 지금 영화로 탄생한 기헌보다 훨씬 다크하고 말수가 적었다”고 털어놓으며 “타인에게 좀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난폭한, 아웃사이더 같은 인물을 처음엔 상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캐릭터가 지나치게 영화적일 수 있겠다는 감독님의 우려가 있었고, 좀 더 공유의 본체에 가까운, 인간미 있는 면모도 보여주길 바란다는 감독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현재의 기헌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복과 기헌의 관계 설정, 동행을 통한 교감을 그려내는 과정에 대해선 “특별히 관객들에게 두 사람 관계에 관한 교감을 유도하려 의도하며 연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영화 중간중간 두 사람의 티키타카로 웃으며 쉬어갈 수 있던 부분도 있었고, 두 사람이 함께 지내며 서로 살아왔던 인생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해와 교감이 서서히 쌓여간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다만 기헌을 연기하며 끝내는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싶어졌을 정도로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엔딩 장면을 찍으면서 이 상황을 기헌이 아닌 실제 공유가 겪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복잡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힘들어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어 “서복은 영생이 끝나야 평화를 찾을 수 있고 기헌은 서복을 살려야 살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서복을 살리면 서복이 가진 능력 때문에 반대 급부로 죽어야 할 생명들이 많아진다. 저는 서복이 유약한 인간을 테스트하기 위한 신의 시험처럼 저를 시험에 들게 하는 존재라 생각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감독님에게 제가 서복을 총으로 쏘게 되면 이 총구가 저 역시 향하게 될 것 같다고도 말씀드렸다. 괴로운 마음에 연기를 하며 총을 제 머리에 겨눠보기도 했었고 제 입을 향해보기도 했다. 내 자신을 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감정이었다”고 회상했다.

브로맨스 연기를 펼친 박보검과 이용주 감독과의 작업 소감도 들어볼 수 있었다.

공유는 “저 자체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에 후배라 할지라도 함께 연기하는 파트너이자 친구로 생각하며 접근하는 편”이라며 “그런 제 진심이 보검씨에게도 느껴졌는지 보검씨 역시 절 편히 대하고 형으로서 선배로서 많이 따라주고 믿어줬다. 동생이고 후배란 생각보단 친구처럼 장난치며 어울려 촬영을 잘 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 “불편해할 수도 있는데 마음을 열어주니 고마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격이 없어졌고, 그 덕에 가벼운 웃음을 주는 씬들을 더 찍을 수도 있었는데 캐릭터 붕괴가 올까봐 자제했다”고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용주 감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예민하신 분이다. 되게 섬세하신 분이고 덩치와 다른 소녀감성도 있으시다”라며 “그래서인지 연기를 할 때 배우가 불편해할 만한 부분을 정말 빨리 캐치하신다. 배우가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복제인간’ 소재 작품과 다른 ‘서복’만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유는 “스케일과 액션 등 볼거리에만 치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관객이 기헌의 입장으로 서복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 같다. 보통의 ‘복제인간’ 소재 작품은 복제인간에 이입하거나 단순 그를 관찰하는 사람 시점에 관객을 배치시켜온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블랙코미디, B급 장르 등 배역의 무게감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임하고 싶은 준비가 되어있다고도 했다.

그는 “루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다. 다크하지 않은, 라이트하지만 확실한 B급 장르에 대한 관심도도 많다”며 “특히 극 중 모든 인물들이 루저들의 향연인 블랙코미디 장르물 같은 것도 좋아하는데 제작이 잘 이뤄지지는 않는 것 같더라. 작품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 풀어헤칠 준비가 돼 있다.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붙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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