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문재인 vs 윤석열 ‘대선 연장전’

‘심리적 불복·점령군 형태’ 대선 후유증 심각
靑이전·MB사면·인사권 논란, 신구권력 대충돌
문·윤 회동, 3시간 만찬에도 의례적인 덕담만
  • 등록 2022-03-30 오전 6:00:00

    수정 2022-03-30 오전 6:00:00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 선수의 명언이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과도 유사하다. 승부의 세계는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추가로 스포츠의 위대함은 결과에 대한 존중이다. 때로는 과해 보이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조차 받아들여진다.

20대 대선은 정반대다. 끝이 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다. 물론 형식적으로 대선은 종료됐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래도 대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0.73% 포인트’라는 역대 1·2위 후보 최소 격차 탓일까? 아니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를 앞둔 기싸움의 여파일까? 한쪽에서는 여전히 심리적 대선불복 상태다. 또다른 한쪽에서는 모든 것을 뒤집는 점령군 형태다.

대선 이후 20일이 지났지만 경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사실상 연장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야권의 대표선수만 바뀌었다. ‘윤석열 vs 이재명’ 1라운드에 이어 ‘문재인 vs 윤석열’ 2라운드가 치열하다. 그야말로 신구권력의 대충돌이다. 대통령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서부터 한국은행 총재 지명권을 둘러싼 인사권 논란까지. 양측은 사사건건 대립 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논란에다 추경 문제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역대 대선 이후를 살펴보면 정권연장이든 교체이든 갈등이 없지는 않았다. 누구도 예외는 없었다. 다만 20대 대선 이후 상황은 유례를 찾기힘들 정도로 거친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까지 60일 정도를 인수위 기간으로 두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구권력이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위해 협력하라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냉전은 물론 북한의 ICBM 도발에 따른 외교안보 상황이 심상치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전사회적인 피로도 해소에 더해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 또한 필수적이다. 그야말로 엄중한 상황이다. 물러나는 권력은 몽니없이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돕고, 새로 들어서는 권력 또한 보다 낮은 자세로 집권준비를 충실히 해달라는 것이다.

국민적 여망에도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대선 이후 19일만의 지각회동이었다. 양측은 애초 지난 16일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다만 인사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 끝에 불과 4시간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뒤늦은 회동이었던 만큼 기대가 컸다. 뚜렷한 결과물은 없었다. 3시간에 이르는 만찬회동의 결과물은 빈수레였다.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조차 없었다. 문 대통령은 “성공을 기원한다”, 윤 당선인은 “잘된 정책은 계승하겠다”며 의례적인 덕담만이 오갔을 뿐이다.

대선 결과가 주는 함의는 분명하다. 국민의 절반은 윤 당선인을 반대했다. 승자는 오만을 경계해야 한다.이유가 어떠하든 1표라도 졌다면 승복해야 한다. 패자는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대승적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기에는 나라 안팎의 상황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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