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돈줄 마른다…CB 발행 줄고, 이자율 '쑥'

하반기 코스닥 CB 발행액 전년비 66%↓
전환청구권 행사시 수익률 하락에 시장 외면
자금 급한 코스닥 업체들, 10%대 만기이자율 제시도
발행 줄었지만 전환가액 리피싱은 급증
내년까지 CB 시장 둔화 지속 전망
  • 등록 2022-12-09 오전 5:34:48

    수정 2022-12-09 오전 5:34:48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전환사채(CB) 발행 금액이 급감하며 코스닥 기업들의 돈줄이 바싹 마르고 있다. 경기 둔화에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청구권 행사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져 CB 매입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전환청구 행사 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에 따른 발행주식수 확대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하락장 속 CB 시장 급랭에…발행액 반토막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1일~12월8일) CB 발행금액은 1조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3조2183억원) 대비 66.1% 감소한 수준이다. 발행건수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건수는 78건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188건)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이 크게 위축된 것은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진 영향이 크다. 그동안 CB 매입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국면에서 전환청구권 행사로 차익을 보려는 시도가 많았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부여된 채권으로, 전환가액 대비 주가가 상승할 경우 전환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긴축 정책 가속화로 주가 하락세가 심화하며 전환청구권 행사로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워지자 투자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자금 사정이 급한 업체들은 만기이자율을 높이며 투자자를 유인하기 시작했다.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채권 만기 시점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감안해 이자율을 높여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7회차 CB 발행을 결정한 판타지오(032800)는 채무상환자금 90억원, 운영자금 40억원 등 총 1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기이자율 7%를 제시했다. 만기 시점은 오는 2025년 11월18일이다. 같은 달 11회차 CB를 발행한 네오리진(094860)도 70억원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10%의 만기이자율을 내걸었다. 네오리진의 만기 시점은 2026년 1월이다.

전환사채 리픽싱 급증에…주가 하락 우려↑

CB 발행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리픽싱은 반대로 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리피싱 건수는 59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475건) 대비 26.1% 증가한 수치다. 리픽싱은 CB 매수자들의 손실을 완화하기 위해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추는 것으로, CB 발행 후 보통 3개월마다 실시된다.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낮아 전환청구권 행사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주가 하락이 심화한 상황에서 전환가액을 낮춘 상태로 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정가액이 낮아진 만큼 전환청구 시 발행되는 주식수가 늘어나게 되는데, 당초보다 많은 주식수가 시장에 풀리면 약세를 피하기 어렵다. 이에 일부 기존 소액주주들은 사업 확장 용도가 아닌 채무상환으로 CB가 발행될 경우 지분 가치가 특히 하락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도 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CB 전환가액 하향 조정으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CB 투자자들도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되는 내년까지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B로 자금을 확충하기 어려울 상장사들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기타 금융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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