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 최고 사령탑인 CEO들은 펀드 환매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대표(부사장)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매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을 봤을 때 환매 규모는 상당히 완화된 수준이며, 그 속도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대안상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환매가 완화되고 펀드수탁고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펀드는 장기투자, 분산투자 효과는 물론 전문가에 의한 효과적 자산운용 차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말했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2007년 전후 해외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들의 평균 손실률이 3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이들 펀드의 성과 회복시 차익실현으로 자금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만기도래하는 정기예금 중 저금리 예금에 실망한 자금들이 빠져나와 중위험 중수익 펀드로 유입될 것으로 본다. 안전하지만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수익 니즈를 지닌 대기성 자금들이 유입되며 전체 펀드시장은 순유입으로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정한 펀드에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데이비드전 KDB자산운용 사장은 “현재의 세계 금융상품은 낮은 변동성과 상승시장의 환경에 투자하도록 고안됐다는 점이 자산운용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된 이유”라며 “과거의 추세와 달리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는 시장이 방향성이 없고 변동성은 더욱 높아 기존 상품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사장은 “대부분의 자산운용회사들이 이러한 변화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전한 상품으로 투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펀드로 자금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얼마나 빨리 잘 적응하고 펀더멘탈 이슈가 새로운 균형점을 설립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