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계산된 퍼즐, 아는 만큼 보인다…이채은 '거울 속의 거울'

2019년 작
한 화면에 인물·사건 등 이미지 연결·병치·전복
이미지 폭발시대 뭘 제대로 보는지 의심하라고
  • 등록 2019-07-11 오전 12:45:00

    수정 2019-07-11 오전 9:17:57

이채은 ‘거울 속의 거울’(사진=송은문화재단)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대형화면이 복잡하다. 멀리 서울 광화문광장을 배경으로 연두색 의상의 여인이 보인다. 길을 막는 경찰과 대치하는 형국인가. 그렇다면 셔터 내린 골목상가에 공룡탈을 쓴 저 사람은 또 누군가.

이 모두는 작가 이채은(40)의 ‘계산된 퍼즐’이다. 작가는 인물·풍경, 사건·사고 등 다채로운 상황을 화면에 배치하고 이들 이미지를 연결하거나 병치·전복하는 작업을 한다. 하나하나는 별개면서 다양한 경우의 수로 엮인다. 아는 만큼 보이는 구성인 거다.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2019)은 ‘모모’를 쓴 독일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명 단편집에서 작품명을 따왔단다. 단편집 역시 독립적인 소설을 연결해 큰 맥락을 잡는 방식이다.

그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토막은 왼쪽 아래서 무게를 잡은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의 명작 ‘의심하는 도마’(1601∼1602).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제자 도마가 예수 옆구리에 난 상처를 찔러보는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작가는 이들 중 한 명을 현대인으로 바꿔놓는 위트를 심었다.

어수선한 화면과는 달리 작가의 의도는 어렵지 않게 읽힌다. 이미지 폭발시대를 사는 우리가 뭘 제대로 보고는 있는지 늘 의심해보라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송은아트큐브서 여는 개인전 ‘당신의 미소가 사라진 순간’(The Moment Your Smile Fades Away)에서 볼 수 있다. 리넨에 오일. 163×259㎝. 작가 소장. 송은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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